고양이화가 주베의 기묘한 이야기 24
나가오 마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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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9.1.

만화책시렁 776


《고양이 화가 주베의 기묘한 이야기 24》

 나가오 마루

 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25.7.31.



  걸어다니는 사람은 걷는 두다리로 이야기를 짓습니다. 몸소 오가는 길에 보고 들을 뿐 아니라, 스스로 다니는 동안 지켜보고 들여다보면서 가만히 생각을 기울이니, 어느새 이야기가 싹틉니다. 안 걷는 사람은 몸소 이야기를 안 짓는 터라, 다른 사람이 지은 이야기를 구경합니다. 지난날에는 가마를 얻어타는 벼슬아치나 임금이 ‘남이야기 구경꾼’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쇠(자동차)를 모는 모든 사람이 ‘남이야기 구경꾼’이에요. 《고양이 화가 주베의 기묘한 이야기》는 어느덧 스물넉걸음을 넘어섭니다. 곰곰이 보면, 이 그림꽃은 “늘 걸어서 먼먼 마을과 고을 사이를 천천히 누비는 사람과 고양이”가 맞닥뜨리는 숱한 삶을 다룹니다. 걷기에 우리 삶자리랑 이웃 삶터를 헤아립니다. 걷기에 날씨와 길과 들숲메를 마주합니다. 걷기에 하늘과 바다를 읽습니다. 걷기에 바람을 쐬고 해를 쬐고 별을 봅니다. 걷기에 모든 작은 숨결하고 이웃하면서 귀를 기울입니다. 얼추 스무 해쯤 앞서까지 온나라 거의 모든 아이들은 걸어다녔는데, 이제는 거꾸로 거의 모든 아이들이 안 걷습니다. 걷지 않는 아이어른은, 집과 배움터(학교·학원) 사이만 뱅뱅 도는 아이어른은, 스스로 이야기가 없으니 으레 손전화를 켜서 딴그림(유튜브)에 사로잡힐 테지요. 그저 걸을 때에 스스로 사랑하면서 바꿉니다.


ㅍㄹㄴ


“아하하하. 그래. 걸었구나.” (37쪽)


“이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참 신기한 일이 다 있지요.” “신기한 생물이 신기하지 않냐고 물어본들.” (51쪽)


“하여간, 무식한 것도 정도가 있지. 떡갈나무는 잎과 나무를 지키는 하모리신이 깃들어 있는 신성한 나무야.” (193쪽)


#猫繪十兵衛 #御伽草紙 #永尾まる


+


《고양이 화가 주베의 기묘한 이야기 24》(나가오 마루/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25)


역참 중간에 있는 이 삼나무 가로수길이지

→ 나루 사이에 있는 이 삼나무길이지

→ 노두 사이에 있는 이 삼나무길이지

8쪽


심지어 좀 전까지 이계를 뛰어다녔으니

→ 게다가 앞서까지 저승을 뛰어다녔으니

→ 더구나 앞서까지 너머를 뛰어다녔으니

110쪽


사랑스러운 아내의 미소를 볼 것이다

→ 사랑스레 웃는 곁님을 보리라

→ 사랑스레 웃음짓는 짝을 보리라

124쪽


이쪽은 별고 없었고?

→ 이쪽은 무슨 일 없고?

→ 이쪽은 다른일 없고?

130쪽


경천동지 기기묘묘! 혼이 담겨 있답니다

→ 헐레벌떡 갸우뚱! 얼이 담겼답니다

→ 와르르 대단한! 숨결이 담겼답니다

→ 허겁지겁 남다른! 빛이 담겼답니다

→ 화들짝 몰라볼! 숨빛이 담겼답니다

14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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