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하지 않아
에가시라 미치코 그림, 다니카와 슌타로 글 / 북뱅크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8.16.

그림책시렁 1618


《전쟁하지 않아》

 다니카와 슌타로 글

 에가시라 미치코 그림

 김숙 옮김

 북뱅크

 2015.12.24.



  한자말 ‘전쟁(戰爭)’은 “1. 국가와 국가, 또는 교전(交戰) 단체 사이에 무력을 사용하여 싸움 2. 극심한 경쟁이나 혼란 또는 어떤 문제에 대한 아주 적극적인 대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우리말로는 ‘싸움’입니다. ‘싸움·싸우다’는 이쪽은 감싸면서 저쪽은 쏘아대는 짓을 나타내요. 그야말로 미워할 뿐 아니라 목숨을 빼앗으려고 주먹을 마구 휘두르고 총칼을 부리는 멍청짓을 가리킵니다. 《전쟁하지 않아》를 펴면 “싸움은 하지만 전쟁하지 않아(15쪽)” 같은 옮김말이 나오는군요. 퍽 엉뚱합니다. “다투더라도 죽이지 않아”라든지 “툭탁거리지만 불지르지 않아”쯤으로 바로잡을 노릇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배움불굿(입시전쟁)’을 비롯해서 온갖 곳에 함부로 ‘-전쟁’이란 끔찍말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데, 이렇게 불지르는 불벼락말을 쓰는 동안 어느새 불짓에 길들어요. 배움불굿이란 또래를 미워하고 짓밟으면서 혼자 높이 올라서려는 멍청짓이에요. 함께 배우고 같이 나누는 길하고 등지기에 ‘불굿’입니다. 부디 말 한 마디부터 아름말을 헤아리고 서로 동무하는 사랑말을 살피기를 바랍니다. 일본그림책을 한글로 옮기더라도 일본한자말을 그냥 쓰지 말고, 우리 어린이를 살피며 우리말을 살릴 노릇입니다.


#江頭路子 #たにかわしゅんたろう #せんそうしない (싸우지 않아)


ㅍㄹㄴ


《전쟁하지 않아》(다니카와 슌타로·에가시라 미치코/김숙 옮김, 북뱅크, 2015)


싸움은 하지만 전쟁하지 않아

→ 다투지만 안 죽여

→ 겨루긴 하지만 안 불태워

→ 툭탁거리더라도 안 미워해

→ 부딪치더라도 안 싸워

15


자기 나라를 지키기 위해

→ 제 나라를 지킨다면서

→ 제 나를 지킨다고 하며

17


적 아이들이 죽고 우리 편 아이들도 죽고

→ 저쪽 아이도 죽고 우리 아이도 죽고

18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