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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전사109 3 - 완결
김준범 지음 / 바다출판사 / 2025년 5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8.14.
만화책시렁 763
《기계전사 109 3》
김준범
바다출판사
2025.5.30.
《기계전사 109》가 1989년에 〈아이큐 점프〉에 실릴 적에 언니하고 함께 보았고, 푸른배움터(중학교) 또래하고도 봤습니다. 그때 우리는 한목소리로 “뭐야? 〈터미네이터〉 한국판이잖아?” 하고 외쳤습니다. 언니도 또래도 “〈터미네이터〉를 다시 보지, 뭐 하러 이런 만화를 보냐?” 하면서 등을 돌렸습니다. 혼자 꿋꿋하게 마지막까지 보았습니다만, “아, 너무하네. 왜 이렇게 그려야 하지?” 하고 읊으며 씁쓸했습니다. 2025년에 새옷을 입고 나온 《기계전사 109》라고 하기에 가만히 돌아보지만, 참말로 부끄럽습니다. 1970∼80해무렵에는 숱한 붓끝이 ‘일본 그림꽃’이나 ‘미국 그림꽃’을 슬그머니 베끼거나 옮겼는데, ‘미래시대 로봇과 인권’이라는 대목으로 보아도 ‘일본 테즈카 오사무 《아톰》’보다도 한참 못 미칩니다. ‘로봇인권·로봇해방’은 벌써 1950해무렵에 《아톰》에 잘 드러납니다. “우리 손”으로 붓을 쥐었다는 대목 빼고 뭘 보아야 할까요? 책이름 ‘기계전사’라는 말마따나 ‘쌈박질’과 ‘죽임질’이 끝도 없어요. 전두환을 끌어내리고서 조금은 ‘가위질(검열)’이 느슨하게 풀린 틈을 타서 ‘민주물결’도 줄거리에 넣은 《기계전사 109》인데, 새나라나 어깨동무는 주먹이나 총질로는 못 찾게 마련입니다.
ㅍㄹㄴ
“삐삐도 살려내고 삐삐 엄마도 살려내라!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 물러서지 말고 앞으로!” (63쪽)
“해방 전선인가 뭔가가 반란 일으키고 나서 사람들이 사이보그를 증오하고 있어.” (103쪽)
“셰어가 살아났다! 용감한 셰어 동지 만세! 사이보그 해방 전선의 꽃!” (149쪽)
“넌 사이보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산업용 사이보그 외에는 만들지 말아야 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인간이 해야지.” “아이 보기, 청소, 요리 등 귀찮은 일을 몽땅 사이보그에게 맡겨버린 게 큰 문제야.” (170쪽)
“인간이 미워! 불쌍한 사이보그를 마구 죽였어! 꽃밭 할아버지도 죽였어. 가스레인지도 죽였어. 전기난로도 죽였어. 삐에로 아저씨도 죽였어. 그리고 CB-105 아저씨도 죽였어. 모두 죽였어! 이제 엄마까지 죽이려고 해!” (21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