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8.6. 노래책(동시집)을 드디어 새로 내다



  2025년 8월 첫머리에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세나북스)라는 도톰한 노래책을 내놓는다. 2020년에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스토리닷)하고 2019년에 《우리말 동시 사전》(스토리닷)을 선보이고서 다섯 해가 지나고서야 다음 노래책이 태어난다.


  노래를 쓰자는 마음은 1995년에 싹튼 적이 있다. ‘땀노래(노동문학)’를 적는 분은 으레 막일이나 틀일(공장노동)을 다룰 뿐이고, 흙일을 다루는 사람은 몇 안 되었는데, 인천이라는 큰고장에서 나고자라서 열린배움터(대학교)를 그만두고서 몸일(육체노동)로 먹고사는 이야기를 땀노래로 담을 만하다고 여겼다. ‘새뜸나름이(딸배·신문배달)’로 지내는 하루를 죽죽 적어 보는데 하나같이 너무 길었다. 나하고 노래는 안 맞는다고 여겨 더 쓰지 않고서, 1995년 11월에 강원도 양구 싸움터(군대)로 들어갔다.


  조용히 책벌레로 지내며 만나는 이웃님하고 말을 섞다 보면 이웃님마다 마음에 맺힌 응어리하고 눈물웃음이 보였다. 그래서 그때그때 빈종이에 슥슥 몇 줄을 적어서 건네곤 했다. 이무렵(1998∼2007)에는 빈종이에 적은 글을 그저 건넬 뿐, 따로 남기거나 옮겨적지 않았다. 이웃님 마음을 풀어내는 몇 줄 이야기는 내 손을 떠나면 “내 글이 아닌 이웃님 마음씨앗”으로 여겼다.


  2008년에 태어난 큰아이는 ‘낱말책 쓰는 길’을 걷는 아버지 곁에서 으레 붓을 빼앗고 종이를 가로채서 ‘글쓰는 소꿉놀이’를 하셨다. 그래서 큰아이 몫으로 붓종이를 따로 챙겨서 둘이 소꿉글놀이를 즐겼다. 집안일과 아이돌봄과 바깥일을 혼자 맡으면서 인천 배다리 한켠에서 책마루숲(서재도서관)을 꾸렸기에 하루 24시간이 대단히 밭았고, 늘 아이를 옆에 끼고 다니고 살고 살림하고 지냈다. 큰아이는 ‘아빠’라는 말을 먼저 터뜨렸다. 늘 아빠 품에서 자라고 젖을 먹었으니까. 이 아이가 한 살에 이르자 글씨를 알고 싶어하기에 어쩌는 길 없이 글씨를 알려주기로 했다. 일곱 살까지는 글을 안 가르치려는 마음이었으나, 아버지란 놈이 날마다 책과 글을 붙잡으면서 일하는 바람에, 큰아이는 그만 한 살에 한글을 뗐다.


  큰아이에 이은 작은아이를 낳아 돌보는 동안 이 아이들한테 읽힐 ‘한글 길잡이’는 어버이가 스스로 써야 하는 줄 알아차렸다. 좋거나 이름나다고 하는 ‘한글 길잡이’ 가운데 숲빛을 머금은 살림노래를 담은 사랑글은 찾아볼 수 없더라. 두 아이가 익힐 한글은 언제나 노래로 지었고, 가락을 입혀서, 아침부터 밤까지 끝없이 들려주었다. 작은아이가 열 살에 이르는 날까지, 아이들한테 날마다 대여섯∼여덟아홉 시간씩 노래를 불러 주었다.


  2019년에 태어난 《우리말 동시 사전》은 우리 두 아이부터 한글과 우리말을 익히는 길잡이로 2008년부터 쓴 글자락을 가다듬은 꾸러미요, 2020년에 태어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도 두 아이하고 날마다 노래하던 ‘시골살림·숲살림·사랑살림’을 품은 꾸러미이다. 2025년에 내놓는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는 석걸음째로 우리 아이랑 이웃 누구한테나 들려주고 싶은 노래꾸러미이다. 노래수다이고, 노래잔치이고, 노래바다이고, 노래숲이고, 노래하늘이고, 노래놀이에다가, 노래사랑인 노래씨앗이다.


  올해가 지나고 새해를 맞이할 적에 넉걸음째 노래책을 선보일 수 있기를 빈다. 새해가 오기 앞서 노래그림책이 태어날 수 있으면 더없이 기쁘리라. 낱말지기(사전편찬자)이기 앞서 어린날에는 배움터(초중고등학교)에서 “넌 어떻게 노래를 이렇게 못 부르니?” 하는 꾸지람을 듣고 매를 맞던 사람이었는데, 어느새 낱말을 가다듬으면서 노래를 부르는 시골아버지라는 자리에 선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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