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29 : 건 좋 노인 건


나이가 드는 건 좋은데 노인이 되는 건 두렵다

→ 나이가 들면 기쁜데 늙으면 두렵다

→ 나이가 드니 즐거운데 늙자니 두렵다

《어떤 어른》(김소영, 사계절, 2024) 307쪽


나이만 먹기에 늙는다고 합니다. 나이를 먹기에 어른이라고 합니다. 나이란 ‘나 + 이’인 얼개인데, ‘나’는 ‘나다·낳다’를 바탕으로 ‘날다·나무·남다’처럼 여러 낱말로 퍼집니다. 해가 갈수록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너를 마주하는 눈빛을 밝히기에 어질고 슬기롭습니다. 해는 가지만 나를 안 들여다보고 너를 안 마주하기에 갇히고 막혀서 고이다가 곪아요. 고인물과 고름이 바로 늙음이면서 죽음입니다. 철든 어른이건 철없는 늙은네이건 누구나 스스로 고릅니다. 이쪽이 좋거나 저쪽이 나쁘다고 여기면서 두려워하기에 스스로 늙어요. 어른스럽게 어진 눈망울로 나아가자면 해마다 새로 찾아드는 철을 기쁘게 맞이하면서 숨결을 헤아릴 노릇입니다. ㅍㄹㄴ


노인(老人) : 나이가 들어 늙은 사람 ≒ 구로·기수·노창·백수·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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