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좁아터져 2025.6.29.해.
온누리는 온숨결이 온빛으로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넉넉하고 넓어. 다 들어서지 못하도록 좁아터지지 않단다. 때로는 어느 무리나 사람이 저희끼리 드넓게 차지하느라, 뭇이웃과 뭇숨결이 누릴 터전을 가로채기도 하는데, 삶터를 느긋이 나누려는 마음이 없는 그들(무리)은 오히려 “넓어 보이는 가두리”에서 옴싹달싹 못하더구나. ‘더 많이’ 쥐려는 그들이 더 좁게 갇혀. ‘더 크게’ 잡으려는 그들이 더 조그맣게 잠겨. ‘더 높이’ 앉으려는 그들이 더 낮게 바닥을 긴단다. 얼핏 보이는 겉모습에 얽매이지 않기를 바라. “가두려는 그들이 늘 스스로 갇힐” 뿐이란다. 거머쥐거나 움켜잡으려는 그들은 언제나 하나조차 못 찾고 못 얻어. 높이 오르려고 할수록 더 곤두박질을 하면서 나뒹굴지. 왜 그럴까? 그들도 ‘꿈’을 그리지 않았을까? 그들도 ‘꿈’이 있을 텐데, 그들은 왜 ‘뜻한’ 바를 못 이루고서 으레 거꾸로 처박힐까? 모름지기 ‘꿈’이라고 할 적에는 ‘좁아터지지’ 않아. 모든 꿈은 작은씨앗과 같되 “크기와 부피를 잴 길이 없도록 아름답고 사랑스럽”단다. 모든 꿈은 ‘나만’ 잘되는 길일 수 없어. 모든 꿈은 ‘나부터’ 눈뜨고 깨어나고 알아보고 찾아나서면서, 노래하고 웃음짓는 바다춤이자 바람춤이란다. ‘나부터’ 사랑으로 눈뜨려는 마음인 꿈이라면 “더 많이·더 크게·더 높이”가 아닌, “나부터 사랑으로 일어서서 살림하며 살아가자”는 길을 그리지. “나만 좋으려는 마음”이란 ‘미움불씨’야. 미움불씨는 못 날아. 미움불씨는 늘 스스로 불태워서 죽이니까 잿더미로 굴러갈 뿐이야. 네가 ‘미움불씨’를 그린다면, 넌 그야말로 좁아터진단다. 마음이 좁아서 뻥 하고 터져. 네가 “사랑으로 살림하는 작은씨앗”일 적에는, 네 삶에 크기와 부피가 따로 없게 마련이라서, 너는 네 꿈을 늘 아름답게 이루고, 눈이 반짝반짝 빛나.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