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통신 우리시대의 논리 4
전태일기념사업회 엮음 / 후마니타스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 책이름 : 전태일 통신
- 엮은이 : 전태일기념사업회
- 펴낸곳 : 후마니타스(2006.11.13.)
- 책값 : 만 원



.. 점점 많은 서비스 업체들이 아르바이트로 사람을 채우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파트타임이라는 이름으로요. 시간당 임금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일자리입니다. 4대보험이라고 하는 건강보험도, 고용보험도, 산재보험도, 국민연금도 물론 없습니다. 그 시간당 임금도 최저임금에 딱 맞추어 그 이상은 주지 않습니다. 돈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것일까요? 오히려 학생들은 공부할 시간까지 다 빼앗긴 채 일하고 있습니다 ..  〈41쪽〉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목소리를 담아내어 나눌 만한 자리가 얼마쯤 있을까 헤아려 봅니다. 신문에? 방송에? 잡지에? 낱권책에? 교과서에?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사람은, 포털이라고 하는 곳에 작은 모임이나 방을 마련해서 자기 이야기를 띄울 수 있습니다. 자기가 띄운 글을 읽어 줄 사람이 몇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러나, 우리 사회나 문화나 교육이나 경제나 여러 곳에 두루 ‘영향을 끼칠 만한 매체’에서,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목소리’를 기꺼이 찾아다니며 듣고 담아내는 일이란 몹시 보기 힘듭니다.


.. 강남구청은 주변 아파트에서 보기 흉하다는 민원이 들어온다고 이유를 내겁니다만, 우리는 그것이 궁색한 억지 주장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파트 쓰레기를 치우고 재활용하는 넝마공동체가 없다면 그 처리비용은 고스란히 세금으로 충당해야 합니다 ..  〈133쪽〉


 너무 낮은 자리에 있기 때문에 보지 못할까요? 너무 낮은 자리에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듣지 못할까요? 너무 낮은 자리에서 아파하기 때문에 내려와서 쓰다듬어 주기 힘들까요?

 낮은 자리에서 살면 안 될 까닭이 있을까요? 낮은 자리에서도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서 없어도 그만인 사람들인가요? 낮은 자리에 있다고 해서 푸대접을 받아야 할 까닭이 있는가요?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끼리 오순도순 어울리면서 조용하게 공동체를 이루어 지내면 안 되는가요?


.. 21세기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은, 삼성재벌이 어떠한 방법으로 무노조를 유지하기 위해 갖은 악랄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지, 듣고도 믿지 못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  〈267쪽〉


 더 오래 학교를 다녀서 더 많이 배운 사람이라고 해서, 학교를 못 다니거나 덜 다닌 사람보다 ‘높은’ 사람이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졸업장 갯수와 자격증 갯수가 많은 사람이라고 해서, 자격증과 졸업장 하나 없는 사람보다 ‘훌륭한’ 사람이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은행계좌에 돈이 어마어마하게 쌓인 사람이라고 해서, 통장 하나 없이 살아가는 사람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가면서 중요하게 돌아볼 대목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이 나라에서 살아가면서 소중하게 감쌀 대목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아름답다고 느끼며 받아들일 대목은 무엇일까요. 아이들한테 흐르는 맑은 냇물이 아닌 정수기를 사 주면 될까요. 아이들한테 산과 들과 멧짐승과 들짐승이 아니라, 그림책과 사진책과 다큐멘터리 비디오를 보여주면 될까요. 아이들한테 따순 사랑과 믿음과 나눔이 아니라, 졸업장과 대기업 명함과 서울 강남 아파트를 장만해 주면 될까요? (4340.10.26.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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