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20 : 나의 적 가진 나의 적


나의 적이 가진 책은 곧 나의 적이다

→ 미운놈이 쥔 책은 나한테도 밉다

→ 싫은놈이 보는 책은 나도 싫다

→ 저놈이 읽는 책은 꼴보기싫다

→ 저 녀석이 쥔 책은 보기싫다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김상미, 문학동네, 2022) 100쪽


“나의 적”은 “私の敵”을 그대로 옮긴 일본말씨입니다. “적이 가진 책”은 옮김말씨입니다. 이때에는 “미운놈이 + 쥔 책”이나 “싫은놈이 + 보는(읽는) 책”으로 손볼 만합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나의 적”을 앞뒤에 잇달아 쓰면서 짝을 맞추는데, 이때에는 “저놈이 읽는 책은 보기싫다”처럼 앞쪽을 ‘저놈’으로 손질하면서 뒤쪽을 ‘보기싫다’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적(敵) : 1. 서로 싸우거나 해치고자 하는 상대 2. 어떤 것에 해를 끼치는 요소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경기나 시합 따위에서 서로 승부를 겨루는 상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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