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6.17. 어떻게 쓰나요
누구나 이웃님이라고 여긴다. 내가 쓴 책을 사주는 분도 안 사고 안 읽는 분도 다 다르게 이웃님이다. 내 책을 사주는 분을 만나면 그곳에서 바로 바람과 해와 별과 비와 흙과 풀과 꽃과 나무와 나비와 벌레한테 묻는다. “오늘 마주하는 이분한테 어떻게 넉줄글을 적어서 건네며 함께 즐거울까?”
마음으로 묻고서 마음으로 듣는다. 마음으로 들으면서 마음으로 쓴다. 마음으로 읽고 새기고 나누고 문득 눈을 감는다. 어느 이웃숨빛이 나한테 목소리를 들려주었을까. 나는 어느 이웃숨빛하고 속으로 마주했을까.
오늘 이곳을 쓴다. 오늘 만나는 하늘빛을 쓴다. 오늘 너랑 나는 눈빛으로 읽고 듣고 말하고 쓴다. 어제부터 이은 마음을 쓰고는, 이제부터 걸어갈 마음을 쓴다.
어느 말에든 마음을 담으니, 어느 곳에서 어느 이웃님을 만나서 어느 말을 나누든, 스스로 눈을 뜨고서 함께 길을 연다. 고흥읍 나래터로 나와서 책을 부치고서 집으로 돌아간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