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5.26.


《하느님, 한 번 더 기회를 드릴게요!》

 구드룬 파우제방 글·에듀아르트 슈프랑어 그림/김라합 옮김, 우리교육, 2008.5.16.



아침해가 돋을 즈음 아이들한테 “집살림을 즐거이 여미면서 하루를 새롭게 배우고 놀면서 보내기를 바라요.” 하는 말로 손을 흔들며 집을 나선다. 고흥읍에 닿아서 서울로 가는 시외버스를 탄다. 맨뒤 바로앞 자리에 앉아서 미닫이를 살짝 연다. 바람을 쐬며 숨을 돌리는데, 미닫이가 갑자기 탕 닫힌다. 뒤는 틀림없이 빈자리인데 어느 아재가 내 뒤로 슬쩍 옮겨앉아서 닫네. 아재는 멀미가 나서 뒤로 옮겼는데 왜 춥게 여느냐고 따진다. 어이없어서 “맨뒤는 멀미 나는 사람이 가볍게 미닫이를 열고서 가는 데입니다. 여긴 아재 자리가 아닌데 왜 여기로 와서 닫나요? 저쪽 다른 빈자리로 가셔요.” 하고 다시 연다. 서울에 닿아서 자양동 〈도토리책방〉에 깃든다. 건국대 둘레는 술집거리가 매캐한데, 안골목에 조촐히 자리를 잡은 마을책집은 놀랍다. 저녁에 화곡동 〈악어책방〉으로 건너가서 ‘마음글쓰기’ 두걸음을 뗀다. ‘가는 소리’하고 ‘창피하지만’을 놓고서 쪽노래를 쓴다. 《하느님, 한 번 더 기회를 드릴게요!》는 매우 잘 나온 글꽃이라고 느낀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꿈을 그리며 두다리와 온몸으로 삶을 맞닥뜨리는 참하고 착한 마음을 잘 담았다. 그렇지만 이 글꽃을 알아보거나 눈여겨보는 손길은 적은 듯싶다.


#GudrunPausewang #Ich geb dir noch eine Chance Gott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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