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5.22.


《삼행시의 달인》

 박성우 글·홍그림 그림, 창비, 2020.12.11.



새벽바람으로 길을 나선다. 멧새노래를 들으며 논두렁을 걷는다. 바지런히 노래를 새로 쓰고, 이미 쓴 노래를 그림천에 옮겨적는다. 고흥읍과 순천을 거쳐 진주에 닿는다. 〈동훈서점〉에 들러서 책을 읽고 산다. 합천 건너가는 버스를 탄다. 오늘은 합천 어린씨하고 말빛 이야기를 한다. ‘땅·딸·아들·들·바다·바람’이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서, ‘하나·나·한울·하늘’이 어떻게 만나는지 짚고, ‘비·바다·물’이 어떻게 다르면서 같은 낱말인지 알려준다. 합천읍은 무척 정갈하고 차분하다.그런데 합천초등학교 담벼락에 세운 짐차에 아무도 없는데 “이재명! 이재명!” 소리가 매우 크다. 요새 읍내에서는 이쪽저쪽그쪽 소리(선거유세)에 배움터마다 아무것도 못 할 판이라고 하는구나. 《삼행시의 달인》을 돌아본다. 장난과 놀이는 한끗이 다르다기보다, 삶과 마음과 눈빛이 확 다르다. 생각하지 않으면서 가볍게 뱉는 말과 짓이기에 장난이요, 함께 어울리면서 온누리에 노래씨앗을 흩뿌리기에 놀이인걸. 노을처럼 물들이고 너울처럼 기운차게 누구나 어루만지는 빛인 놀이가 아니라면, 노닥노닥 일으키는 무리 몇몇만 키득키득하면서 삶짓기와 살림짓기와 사랑짓기와 숲짓기와는 동떨어진 장난이다. 아이들한테 장난글을 퍼뜨리지 말자. 안타깝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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