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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발랄 하은맘의 닥치고 군대 육아 ㅣ 지랄발랄 하은맘의 육아 시리즈
김선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월
평점 :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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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낳아서 돌보는 삶에는 끝이 없다. 모든 아이는 어버이랑 도란도란 살아가며 언제나 즐겁기를 바란다. 몇 살에 이르면 제금을 나려고 태어나는 아이는 없다. 어느 나이를 맞이하면 따로살기를 해야 하는 아이도 없다. 오늘날 이 나라는 모든 아이가 스무 살을 앞두고서 ‘돈벌잇자리를 찾아내야 한다’는 듯이 몰아세운다만, 아이는 ‘돈을 벌려고 태어나는 숨결’이 아니다. 어버이도 아이한테 ‘돈벌잇자리를 가르치거나 알려주려고 낳지 않’는다. 이 대목을 잊어버릴 뿐 아니라, 나라에서 이 대목을 억지로 밀어붙이는 탓에, 다들 힘겹고 고되고 벅찰 뿐 아니라, 배움수렁(입시지옥)이 무시무시하다. 《닥치고 군대육아》를 읽다가 한숨만 나왔다. 아이를 세 해만 돌보면 끝난다구? 터무니없다. 게다가 아이돌봄을 ‘자리(계급)’로 가를 수조차 없다. 몇 해쯤 아이를 보았으니 더는 안 보아도 된다면, 이미 어버이로서 끝장이다. 어버이가 아니지. 어른은 ‘아기 낳는 틀(기계)’도 아닐 뿐더러, 아이는 몇 살에 이르면 뭘 해내야 하는 틀(기계)일 수도 없다. ‘아이곁에서’ 살아가면 된다. ‘아이하고 함께’ 살림을 지으면 된다. ‘어른’으로서 사랑을 짓는 하루를 노래하면 된다. 제발 잔소리를 닥치고서 아이를 사랑하기를 빈다. 군대가 어떤 곳인가? 사람한테서 사랑을 빼앗고 지워서 오직 ‘싸움기계’로 길들이고 닦달하는 죽음터이지 않은가? 제발 아이하고 나란히 앉아서 아이랑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아이한테서 배우기를 바란다. 어버이란, 아이하고 오래오래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사랑을 배우는 보람으로 이 삶을 노래하는 사람한테 붙이는 이름이다.
《닥치고 군대육아》(김선미, 알에이치코리아, 2023.1.4.)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