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5.26. 봄소리 건너
따뜻봄이 저문다. 곧 더운여름이다. 여름이니 덥게 마련이고, 땀흘리면서 몸을 북돋우고 살린다. 땀없는 여름이란 찌꺼기를 안 내보내느라 그만 속으로 곪는 굴레이게 마련이다.
하늘을 열고 싹과 눈과 움을 틔우는 여름에는 모두 찬찬히 자란다. 볕을 받아들이기에 풀꽃나무가 싱그럽고 햇볕을 쬐기에 뭇숨결이 빛난다. 새벽이슬을 머금으니 곱게 반짝인다. 새벽을 지나 아침에 이슬을 모르는 채 하루를 보내니 어느새 속으로 곯는다.
봄소리가 천천히 저문다. 여름소리가 이제 다가온다. 밤낮으로 뭇새가 노래를 베풀고, 나뭇잎은 바람을 반기면서 온하루를 춤으로 보내다가 저물녘이면 함께 꿈길로 간다.
글책 건너에 바람책과 바다책이 있다. 그림책 너머에 하늘책과 잎책이 있다. 사진책 둘레로 벌레책과 나비책이 있다. 모든 이야기책은 하루책이고, 모든 낱말책은 오늘책이요 살림책이다.
서울에도 시골에도 새가 날아앉아서 쉬어갈 수 있기를. 쉬어가는 모든 새가 노래할 틈이 있기를.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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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전화에 담은 그림을 옮기지 못 하는 바람에
인스타하고 이어놓는다.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