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5.12.
그림책시렁 1561
《Eloise at Christmas Time》
Kay Thompson 글
Hilary Knight 그림
Simon & Schuster
2000.
그림책 ‘엘로이즈’ 꾸러미는 2007년에 처음 만났습니다. 한글판은 그해에 처음 나왔지 싶고, 워낙 1958년 언저리부터 나온 꾸러미입니다. 우리 터전하고는 좀 안 맞을 수 있기에 썩 안 읽히다가 사라졌구나 싶은데, 언제 어디에서나 개구쟁이로 신나게 뛰놀 줄 아는 아이가 날마다 새롭게 일으키는 갖가지 이야기를 그저 바람결처럼 풀어내었다고 여길 만합니다. 《Eloise at Christmas Time》를 돌아봅니다. 이웃나라이기에 우리보다 일찍부터 아이를 더 사랑하거나 눈여겨보지는 않습니다. 살림이 가난하건 가멸차건 바탕이 사랑일 적에 아이를 사랑할 뿐입니다. 살림이 가멸차더라도 ‘아이사랑’을 몽땅 잊은 듯한 오늘날 우리나라를 제대로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살림이 가난하던 지난날에는 모든 아이가 거리끼지 않으면서 나무를 타고 골목을 달리고 갖은 놀이와 노래를 스스로 생각해서 누렸습니다. 신이 없으면 맨발로 달리고, 비와 바람과 눈과 땡볕과 칼추위를 아랑곳하지 않던 지난날 ‘가난살림 어린이’입니다. 우리가 볼 곳이란, ‘돈’이 아닌 ‘마음’입니다. 우리가 마음에 심을 씨앗이란, ‘돈벌이’가 아닌 ‘사랑’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나중에 스무 살을 넘을 즈음 ‘돈 잘 버는 일자리’를 찾도록 등을 떠미는 배움불굿(입시지옥)을 걷어치우려고 애쓰는 몸짓이 아니라면, 우리는 어른 아닌 그냥 꼰대에 바보일 뿐입니다.
#케이톰슨 #힐러리나이트 (1926∼)
《엘로이즈의 크리스마스 소동》(케이 톰슨 글·힐러리 나이트 그림/김동미·박미경 옮김, 예꿈. 2007.11.26.)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