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5.6.

숨은책 1051


《La Mare au Diable》

 George Sand 글

 Librairie Hachette

 1935.



  헌책집을 다니다가 이따금 《La Mare au Diable》을 봅니다. 1846년에 처음 나온 글이라 하고, 손바닥만큼 자그마한 판에 얇게 묶은 ‘Librairie Hachette’ 판입니다. 프랑스는 제 나라 이야기를 퍽 작고 야무지면서 값싸게 1935년에도 알뜰히 여미는구나 하고 느끼는데, 우리로서는 한창 일본총칼에 억눌리면서 숨소리마저 못 내던 즈음입니다. 프랑스말을 익힌 어느 분이 지난 어느 날 이 책을 기쁘게 장만해서 반갑게 읽었을 테지요. 프랑스로 배움길을 다녀오며 읽었을 수 있고, 가까운 일본에서 장만해서 읽었을 수 있습니다. 또는 일본책을 다루는 우리나라 작은책집에서 슬쩍 들여와서 팔았을 수 있습니다. 두 나라를 잇는 일꾼(대사)이 아이들을 이끌고서 이 나라에서 지내는 동안 읽다가 책짐이 무거워서 내려놓느라 흘러나오기도 합니다. 어른이 읽을 글뿐 아니라 어린이가 읽을 글을 두루 남긴 조르주 상드 님은 1876년에 숨을 거두는데, 1900년 너머까지 살며 글붓을 이었다면 셀마 라게를뢰프 님하고 나란히 보람(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만했을 텐데 싶기도 합니다. 미처 때를 잡지 못 한 이슬이 수두룩합니다. 그러나 가시밭길을 이슬 한 방울이 되어 걸어간 앞사람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날 포근히 살림밭을 누릴 수 있습니다. 봄비가 봄들을 적시고, 봄볕이 봄숲을 북돋우고, 봄별이 모두한테 드리웁니다.


#조르주상드 #악마의늪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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