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5.4.
오늘말. 일쑤
불빛이 지나치게 환한 곳에서는 곧잘 밤을 잃다가 잊습니다. 밤을 잊으니 별빛을 잊고, 별아이가 곁에 있는 줄 잊어요. 고요하고 거룩한 밤인 곳에서는 별을 언제나 바라보면서 누구나 별사람으로 빛나고, 저마다 별빛으로 반짝입니다. 똑같이 밝은 별은 없습니다. 반짝이는 결이기에 별입니다. 절뚝대거나 절름대는 발걸음은 뚝뚝 끊이는 듯하지만, 별처럼 빛어둠이 오가는 결하고 매한가지예요. 새로 태어나려고 하는 아픈몸입니다. 가만히 밤빛을 들으면서 고즈넉이 밤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나란히 걸어갈 오늘을 돌아보면서, 등을 맞대고 함께합니다. 종이 한 자락을 얻어서 천천히 도립니다. 동그란 도림꽃으로 담벼락을 꾸밉니다. 종이 두 자락을 더 얻어서 찬찬히 오립니다. 오림꽃으로 곳곳을 바릅니다. 칸마다 바르고, 저켠과 그켠도 발라요. 누구한테 잘 보이려는 뜻이 아닌, 꽃빛을 같이하려는 손길입니다. 서두르면 엎지르게 마련입니다. 느긋하기에 으레 들꽃과 구름결을 헤아립니다. 바쁘니 엎어지기 일쑤입니다. 차분히 가다듬어서 한동아리로 모입니다. 우리는 노래하는 짝꿍입니다. 한마음과 한몸으로 동틀녘을 바라보는 사랑입니다.
ㅍㄹㄴ
도리다·오리다·종이오림·도림꽃·도리기·도림질·오림꽃·오리기·오림질·가위질 ← 전지(剪紙), 전지공예
별님·별꽃·별빛·별사람·별아이·별이웃·아픈몸·절다·절뚝대다·절뚝절뚝·절름대다·절름절름·절름발·절름발이·절름오리 ← 지체장애, 지체장애인
쪽·자리·무리·떼·곳·짝·녘·기대다·기울다·가르다·같이하다·나란하다·함께하다·똑같다·같다·-한테·-에게·고리·갈래·칸·켠·축·손·사람·짝·짝꿍·우리·저희·하나·한몸·한동아리·일쑤·마련·으레·곧잘 ← 편(便)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