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고양이 인생그림책 9
이덕화 지음 / 길벗어린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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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5.4.

그림책시렁 1577


《봄은 고양이》

 이덕화

 길벗어린이

 2021.4.20.



  그림책 《봄은 고양이》는 온통 노랗게 꾸밉니다. 봄을 노랗게 볼 수도 있습니다만, 정작 ‘노을 닮은 노랑’은 가을빛으로 여기게 마련입니다. 너른들이 노랗게 익어가고, 시드는 풀도 노랗게 누렇게 빛을 바꾸거든요. 봄에 노란꽃도 피지만, 봄들을 가득 누비는 흰꽃이 수두룩하고, 진달래빛과 모과꽃빛과 오동꽃빛과 제비꽃빛이 파랑과 보라로 물결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새로 돋는 풀과 잎마다 옅푸르게 물들어 싱그럽습니다. 누가 저한테 “봄은 무엇인가요?” 하고 묻는다면, “봄은 새입니다” 하고 첫마디를 터뜨릴 테고, “봄은 씨앗을 묻는 새입니다” 하고 두마디를 외칠 테고, “봄은 씨앗을 묻는 새랑 노래하는 어린이입니다” 하고 석마디를 터뜨립니다. 가으내 천천히 풀벌레가 가시면서 겨우내 바람소리가 가득한 사이사이 텃새와 겨울새 노래가 섞이지만, 바야흐로 새봄이 찾아오면 뭇새가 기쁘게 노래하고 여름새가 반갑게 어울리는데, 다시금 개구리와 풀벌레가 떼노래로 깨어나요. 오랜 텃민들레는 노란꽃과 흰꽃이 나란합니다. 앵두꽃도 멧딸기꽃도 하얗고, 늦봄에 피는 비릿나물꽃도 하얗습니다. 배추꽃이며 갓꽃이며 꽃다지와 씀바귀는 노랗고, 냉이와 잣나물은 하얗지요. 이제 다들 ‘서울에서 봄’만 바라보는 듯싶지만, 서울에서도 골목에서는 하얗고 보랗고 발갛고 푸른 봄빛물결이 너울거립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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