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4.14. 증명서
고흥에서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한 증명”을 해야 할 일이 생긴다. 종이로, 셈값(실적)으로, 이름으로 보여주어야 ‘증명’이리라. 숱한 사람이 부대끼는 나라이기에 ‘자격’ 없는 사람을 거르는 종이 노릇이라고 본다.
써서 내야 하기에 한 사람씩 여쭈어 써주십사 하고 조아린다. 쓸 바에는 즐겁게 쓰기로 마음먹는다. 틀에 따르는 종이가 아닌, 틈을 내는, 싹을 틔우는 글결을 짓자고 생각한다.
책읽기를 셈값(수치계량)으로 따질 수 없다. 빗물도 바람과 해도 셈값으로 따진다면 어리석다. 풀은 그저 풀일 뿐, 잡초나 약초가 아니요, 먹으면 나물이고 그저 돋으면 풀이다.
어제는 볕날이고, 오늘은 아침까지 볕이 들다가 비가 온다. 비를 맞으며 읍내 나래터를 다녀오느라 오늘은 걷는읽기도 걷는쓰기도 안 한다. 비를 느끼면서 구름과 하늘빛을 헤아린다. 비가 주룩주룩 오는 오늘은 제비 노래도 뜸하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