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3.5.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나가키 히데히로 글/서수지 옮김, 사람과나무사이, 2019.8.8.
안개비도 비날도 지나간다. 오늘은 빨래를 마당에 넌다. 구름이 하얗게 가득한 하루이다. 빨래는 영 마를 낌새가 없다. 비는 뿌리지 않되 추진 날씨이다. 늦은낮에 일찌감치 걷어서 집에 놓는다. 요즈음 작은아이는 돌(장기·닷돌)을 놓으면 꽤 길을 잘 읽는다. 하루하루 눈매가 부쩍 발돋움한다. 돌놓기란 길찾기요, 이제까지하고는 언제나 다르면서 즐겁게 내딛는 첫발이다.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을 읽으며 무척 아쉬웠다. 글쓴이가 선보인 책이 한글판으로 꽤 나오지만 어쩐지 풀살림하고 멀다고 느낀다. ‘과학(생물학·식물학) + 역사’라는 얼개로 여러 줄거리를 빚는구나 싶은데, 정작 ‘풀꽃나무’한테는 묻지 않고서 ‘누가 남긴 글’로만 이모저모 엮는다. 어느새 우리 스스로 잊고 마는데, ‘수학·과학·역사’ 모두 ‘바라보기 + 들여다보기 + 살펴보기 + 돌아보기’를 바탕으로 일군다. 모든 배움길이란 ‘보기’로 일으킨다. 이른바 ‘보기·하기·적기·짚기’인데, ‘관찰·실험·기록·탐구’라는 한자말로 바꾸어서 치레하기 일쑤이다. 파브르도 린네도 다윈도 ‘보기’부터 깊고 넓게 오래 했으나, 요즈음 과학자·작가는 ‘보기’가 거의 없이 ‘읽기’만 하면서 ‘짜기(직조)’에 매달린다고 느낀다. 아쉬울밖에.
#稻垣榮洋 #世界史を?えた植物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