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3.22.

숨은책 1029


《녹색당》

 仲井 斌(나가이 타케시)

 편집부 옮김

 맥남

 1987.9.10.



  들숲바다를 돌보거나 작은마을을 보살피겠다고 밝힌 나라지기는 아직 없습니다. 배움불굿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누구나 보금자리에서 오붓이 살림을 익히면서 스스로 서도록 북돋우겠다고 하는 나라일꾼도 아직 없습니다. 몇몇 벼슬아치도 틀림없이 말썽이되, 막상 우리 스스로 푸른살림을 안 걷는 탓이 훨씬 크다고 여길 만합니다. 지난날에는 시켜먹는 일이 드물었기에 ‘집밥·바깥밥·시켜먹다·싸가다·나름밥’ 같은 말을 짓거나 쓸 일조차 없었다면, 이제는 시켜먹기와 사먹기를 둘러싼 말이 쏟아집니다. 푸른별을 걱정한다지만 쇠(자동차)는 안 줄어들고, 오히려 빠른길이 늘어납니다. 서울을 떠나는 사람도 드물어요. 《녹색당》은 일본에서 나온 책을 옮깁니다. 독일에서 싹튼 푸른길(녹색당)인데, 우리는 독일 아닌 일본에서 풀어낸 바를 슬그머니 들였습니다. 일본이야 ‘綠色’을 쓰더라도, 우리는 ‘풀빛·푸른’처럼 우리말이 있으나, 우리 손길로 푸른숲이나 푸른마을을 못 그린 탓이요, 2025년에 이르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키자!”는 말마디로는 못 지킵니다. “나부터 이렇게 할게” 하고 나서야 바꾸면서 지킵니다. 씨앗과 나무를 심을 “우리 보금자리”부터 가꿀 적에 비로소 나라를 바꿀 수 있어요. 경기도 안양시 석수2동 318-1에 있던 ‘맥남글방’이라는 작은책터도 작은씨앗을 심으려 했을 테지요.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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