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오셨다! - 3학년 1반 이야기 다릿돌읽기
고토 류지 지음, 김정화 옮김, 후쿠다 이와오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5.3.21.

맑은책시렁 343


《선생님이 오셨다!》

 고토 류지 글

 후쿠다 이와오 그림

 김정화 옮김

 크레용하우스

 2010.2.18.



  우리말 ‘스승’은 ‘스스로’ 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스스로 길을 열면서 몸소 살림빛을 밝힌다는 뜻입니다. 한자말 ‘선생(先生)’은 ‘먼저·앞에서’ 나거나 나아가는 길을 나타냅니다. 먼저 태어나서 삶을 누리기에 조금 일찍 배우거나 익히게 마련이고, 남보다 앞장서서 걸으면서 먼저 배우고 살피고 익힌다는 결을 나타냅니다.


  오늘날 ‘길잡이(교사·선생)’는 어린날과 푸른날을 거쳐서 ‘교사 자격증’을 딴 다음에 서는 일자리입니다. 어린날이나 푸른날을 보내는 아이보다는 먼저 삶을 돌아보게 마련이지만, 종이(자격증)를 따기까지는 배움터 언저리에서 맴돌아요. 다시 말하자면, 길잡이도 아이도 ‘처음부터 다시’ 보고 듣고 배울 자리라는 뜻입니다.


  《선생님이 오셨다!》는 어린배움터에서 석걸음을 내딛는 아이들이 ‘제발 무서운 어른은 싫어! 부디 착한 어른하고 한 해를 지내기를 바라!’ 하고 빌면서 첫머리를 엽니다. 오늘날에 이르러 배움터 길잡이는 확 바뀌었습니다. 아니, 지난날 어린이와 푸름이로 자라던 사람들이 바야흐로 어른이라는 자리에 서고 길잡이로 일하는 동안, 스스로 바꾸어 냈습니다.


  마구 때린다든지, 돈을 함부로 걷는다든지, 막말을 일삼던 얄궂은 지난날 꼰대처럼 일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품은 아이들이 자라서 새롭게 길잡이에 선 터라, 이제 어린배움터와 푸른배움터는 꽤 달라요. 그렇다면, 어린배움터를 다니는 아이들은 어떤가요? 어린배움터 아이들도 지난날과 다릅니다. 마음껏 뛰놀지 못 하는 나날이자 마을에서 쳇바퀴로 도는 아이들입니다. 조잘조잘 말로 마음을 나누던 길이 아닌, 손전화에 고개를 처박는 버릇을 일찌감치 들인 아이들입니다. 함께 뛰놀며 땀흘리는 하루가 아닌, 손가락을 놀리는 누리놀이에 익숙한 아이들입니다.


  《선생님이 오셨다!》는 이렇게 갈마드는 한복판에 새롭게 길잡이로 나선 젊은 아가씨가 어떻게 아이들을 마주하는지 보여줍니다. 젊은 길잡이도 아직 길잡이라는 길이 낯설고 어리숙합니다. 어린이도 무서운 어른을 보면 오그라듭니다. 서로 배우면서 손을 맞잡을 곳인 배움터인데, 이도 저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이럴 적에는 길잡이가 먼저 손을 내밀고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을 일입니다. 아이들은 곧 어른이라는 길로 접어드는 줄 바라보면서 스스로 가다듬을 눈망울과 매무새와 마음을 돌아볼 일입니다.


  같이 나아가려고 마음을 모을 적에 같이 바꿉니다. 누가 더 애써야 바꾸지 않아요. 이런 대목을 헤아려 보면, ‘새내기 길잡이’도 ‘어린이’와 마찬가지이니, 더 작게 더 낮게 다가서면서 비로소 이야기꽃과 배움꽃으로 나아갈 만합니다.


  나라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라지기란, 밑사람을 부리거나 이모저모 시키는 자리가 아닙니다. 더 스스로 낮추면서 더 아이곁에 서려고 할 적에 나라지기입니다. 꼰대스러운 사람을 나무라면서 아이곁에서 살림길을 펴기에 비로소 어른이라는 이름이 어울리고, 길잡이로 삼을 만합니다.


  참, 이 책에 나오는 두바퀴는 ‘멧바퀴(산악자전거)’가 아닌 ‘그냥바퀴(생활자전거)’이다. 글쓴이나 옮긴이가 두바퀴를 모르네.


ㅍㄹㄴ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해 주세요.’ 나는 마음속으로 열심히 기도를 했다. 1학년 때처럼 무서운 선생님은 싫다. 2학년 때처럼 공부 잘하는 애들만 예뻐하는 선생님도 싫다. ‘우리 편인 선생님이 오게 해 주세요!’ (10쪽)


“괜찮아?” 옆줄에 서 있던 마호가 나를 덥석 안아 주었다. 오렌지색 손목 보호대를 두른 마호의 팔은 가늘었지만 팔힘은 엄청 셌다. (14쪽)


“안녕하십니까? 늦어서 죄송합니다. 제 자전거가 그만 비탈길에서 체인이 끊어져 버렸어요.” 그 사람은 꾸벅 머리를 숙이고는 말을 이었다. “3학년 1반 담임인 가자모리 준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 절대로, 아니 가능하면 지각은 하지 않겠습니다.” (20쪽)


표범의 얼굴에서 사람으로 돌아온 선생님은 부끄러운 듯이 말했다. “나도 소리를 지르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소리를 지르고 나면 기분이 나빠지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소리 지르지 않고 재미 철철 넘치게 잘 지내봐요. 부탁합니다.” (24쪽)


그때 기다렸다는 듯이 휘익 회오리바람이 불어왔다. 선생님의 제비 비행기는 바람을 타고 너울너울 날아올랐다. 흩날리는 벚꽃잎 사이로 철망을 넘는가 싶더니 멀리 사라져 버렸다. ‘와! 종이비행기가 저렇게 멀리 날 수도 있다니!’ (48쪽)


“하지만 여러분의 마음에 감동했어요.” 정말로 선생님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했다. “하야토, 이렇게 좋은 친구들을 두었으니 넌 행운아구나.” (69쪽)


#ジュン先生がやってきた

#福田岩緖 #後藤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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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오셨다!》(고토 류지/김정화 옮김, 크레용하우스, 2010)


아부가 심한 거 같아

→ 너무 아양 같아

→ 너무 어리광 같아

→ 너무 알랑거려

→ 너무 굽신거려

35쪽


급훈을 예쁘게 써서 칠판 위에 붙였을 때도

→ 다짐글을 예쁘게 써서 글판에 붙일 때도

→ 곁다짐을 예쁘게 써서 글씨판에 붙일 때도

51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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