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3.8.

숨은책 1019


《빨간머리 앤 노트》

 高柳佐知子 글·그림

 변은숙 옮김

 보성출판사

 1995.10.25.



  일본에서 책엮기를 하는 이웃님이 어느 날 《빨간머리 앤을 좋아합니다》라는 책을 날개에 띄워 보내주었습니다. 한글판이라면 우리나라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 펴냄터’에서 ‘일본으로 보낸 책’을 거꾸로 저한테 베푸셨어요. “이야, 이 책은 날개를 타고 두 나라 사이를 슥슥 오갔네!” 싶어서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낯익다 싶어서 이모저모 살피니 1995년에 살짝 나온 《빨간머리 앤 노트》하고 같은 판이더군요. “독서글짓기 賞”이라고 속에 찍힌 책을 헌책집에서 찾았고, ‘다카야나기 사치코’ 님이 빚은 이 알뜰한 판을 날개에 띄어서 일본으로 보내었습니다. 일본 이웃님은 1995년에 이런 책이 이미 나온 모습을 저보다 훨씬 반기셨어요. ‘몰래책’이든 말든 그저 기뻐하시더군요. 1995년에는 제법 읽히다가 사라진 듯하고, 2019년판은 영 안 읽히는 듯싶습니다. 여러모로 보면, 옛판은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그림을 겉에 곱게 넣으면서 눈길을 끕니다. 2019년판도 점잖은 꾸밈새가 아니라 가볍게 말괄량이처럼 노는 꾸밈결로 했다면 한결 눈길과 손길을 사로잡았을 텐데 싶어요. ‘앤’ 아가씨는 얌전빼기가 아니니까요. 수다쟁이에 꽃순이에 노래순이다운 결을 살려야 책도 나란히 살 테지요.


《빨간머리 앤을 좋아합니다》(다카야나기 사치코/김경원 옮김, 위즈덤하우스, 2019.4.19.)

 

#高柳佐知子 (1991년)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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