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2.2.
《한 옛날에…》
클라우디우스 글·그림/이현주 옮김, 분도출판사, 1986.
해님이 가득 비추면서 푸근하게 감싸는 하루이다. 어제 비가 시원스레 씻었는데 먼지가 제법 보인다. 흙빛은 까무잡잡하게 바뀌면서 한결 부드럽다. 때까치가 꽁지를 까딱이면서 우리를 지켜본다. 책을 장만할 적에는 ‘나중에 아이랑 함께 읽거나 아이한테 물려줄 만할까?’ 하고 헤아린다. 아이들하게 함께 들추면서 생각을 나눌 책이 곧잘 있되, 웬만한 책은 혼자 읽고서 치운다.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이란 이름이 붙지만 막상 어린이한테 읽힐 만하지 않은 책이 너무 많다. 어른책 가운데 푸름이가 곰곰이 배울 만한 책은 너무 적다. 다들 무슨 줄거리를 책으로 엮는 셈일까? 《한 옛날에…》를 오랜만에 되읽고서 두 아이한테 건넨다. 두 아이 모두 이 책이 아름답다고 이야기한다. 책이름은 “한 옛날에”이지만, 옛날 옛적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오늘 우리가 눈앞에서 마주하는 삶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스스로 알아차려야 한다는 줄거리를 들려준다. 눈밝은 이라면 오늘날 마주하는 숱한 싸움판·돈판·이름판은 예전부터 늘 도사린 줄 안다. 눈감은 이라면 오늘날만 시커먼 줄 잘못 여길 테지. 나라(정부)가 서고 서울(도시)이 늘기에 사람이 사람빛을 잃는다.
#Claudius #OnceUponaTime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