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 회장 5
히로카네 켄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3.1.

책으로 삶읽기 996


《시마회장 5》

 히로카네 겐시

 오경화 옮김

 서울문화사

 2016.8.30.



  어느 자리에 서느냐에 따라 눈길이 다르게 마련입니다. 살림하는 자리에 서는 사람이라면 모든 일을 살림눈으로 헤아리고, 이름팔이나 힘팔이라는 자리에 서는 사람이라면 무엇이든 이름값이나 돈값으로 매깁니다. 글이건 나라(정치·사회)이건 배움길이건, 저마다 선 자리에 따라서 다르게 바라봅니다. 누구나 다르게 볼 뿐인 줄 받아들인다면 ‘다 다르기에 어깨동무’를 합니다. 누구나 다르게 볼 뿐인데 이 얼개를 안 받아들이면 ‘다 다르기에 밉고 싫어서 싸우고 괴롭힙’니다. 《시마회장 5》을 읽습니다. ‘사원’부터 ‘과장’에 ‘부장’에 ‘전무’에 ‘이사’를 거쳐 ‘회장’에 이르는데, 어느 사람이 걸어온 길에 도무지 ‘사람’이 안 보이는 줄거리입니다. 오직 ‘회사’만 보이는 줄거리예요. ‘회사’를 살리고 키우는 데에 온삶을 바치는 줄거리는 언뜻 이 나라나 삶터를 헤아리는 밑동일는지 모르나, 약빠르고 차가우면서 돈에 얽매이는 굴레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슬픈 민낯이라고 할 만합니다. ‘사원·과장·전무·회장’ 같은 이름을 얻는 내내 “사람 아닌 높자리”만 보는 길이라면, 살림길이 아닌 ‘길들기’일 뿐이로구나 싶습니다. 우리 스스로 얼마나 길들면서 종살이를 하는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셈이랄까요.


ㅍㄹㄴ


“그런 일에 월급을 주는 일본 회사도 좀 이상한 것 아닌가요?” “음, 확실히 그렇긴 한데, 일본에선 이런 술자리의 커뮤니케이션도 일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38쪽)


“실은 얼마 전 사다마츠 제작소에 접근해 온 중국 스파이가 있었는데, 아직도 노리고 있나 보네요.” “그렇겠죠. 저희도 그 실태까진 파악하지 못 했지만, 그런 스파이 활동을 중앙정부와 한통속으로 벌이고 있는 곳이 있다고 하던데요? 거대한 지하조직이라고.” “지하조직?” “시마 씨, 중국 공산당 간부가 지금 뇌물과 횡령 혐의로 잇달아 적발되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십니까? 그들이 손에 넣는 이익은 가히 천문학적 숫자랍니다.” (94쪽)


+


《시마회장 5》(히로카네 겐시/오경화 옮김, 서울문화사, 2016)


일본에선 이런 술자리의 커뮤니케이션도 일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 일본에선 이런 술자리 이야기도 일에 기름 노릇을 자주 해서

→ 일본에선 이런 술자리도 일에 매끈기름 구실을 곧잘 해서

38쪽


그런 스파이 활동을 중앙정부와 한통속으로 벌이고 있는 곳이 있다고 하던데요? 거대한 지하조직이라고

→ 그런 사잇놈 짓을 나라와 한통속으로 벌이는 곳이 있다던데요? 커다란 숨은터라고

→ 그런 틈새놈 짓을 나라와 한통속으로 벌이는 곳이 있다던데요? 커다란 뒷두레라고

94쪽


뇌물과 횡령 혐의로 잇달아 적발되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십니까

→ 뒷돈에 가로채기로 잇달아 걸리는 줄 아십니까

→ 검은돈에 꿀꺽질로 잇달아 붙들리는 줄 아십니까

94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