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여지 餘地


 충분히 지을 여지가 있다 → 넉넉히 지을 자리가 있다

 개선의 여지가 많다 → 고칠 데가 많다

 선택의 여지가 남아 있지 않다 → 고를 짬이 남지 않다

 그의 행동은 의심받을 여지가 있다 → 그이 몸짓은 못미덥다

 성공할 여지가 있다 → 이룰 만하다


  ‘여지(餘地)’는 “1. 남은 땅 2.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나 희망”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비다·빈곳·빈데·빈꽃·빈눈·빈틈’이나 ‘사이·사잇자리·새·샅’으로 손봅니다. ‘자리·짬·짬나다·춤·허리춤’이나 ‘틈·틈새·틈바구니·틈자리·틈새자리·토막틈’으로 손보고, ‘각단·갈피·것·거시기’나 ‘겨를·결·곳·구석·귀퉁이’로 손볼 만합니다. ‘기슭·기스락·깃·깃새’나 ‘길·길눈·께·꼬투리·데’로 손봐요. ‘꽃필틈·꽃필짬·꿈’이나 ‘남다·남은길·남은곳’으로 손보고, ‘돈·몬·바탕·일·일살림·일감·일거리’로 손보지요. ‘살림·살림눈·살림돈·삶돈’이나 ‘머금다·있다·생각·앞뒤·크고작다’로 손보아도 어울리고, ‘밑·밑동·밑빛·밑돈·밑바탕·밑절미’나 ‘밑꽃·밑짜임·밑틀·밑판·밑천·밑힘’으로 손봅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여지’를 다섯 가지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여지(與知) : 1. 관여하여 앎 2. 그 일에 참여함

여지(勵志) : 마음을 가다듬어 뜻을 굳힘

여지(輿地) : 수레처럼 만물을 싣고 있는 땅이라는 뜻으로, 지구나 대지를 이르는 말

여지(濾紙) : [화학] 액체 속에 들어 있는 침전물이나 불순물을 걸러 내는 다공성 종이 = 거름종이

여지(?紙) : 겉에 보드라운 금강사(金剛沙)나 유리 가루를 발라서 줄 삼아 쓰는 질긴 종이



한반도에서 그 어느 쪽을 막론하고 중간노선이란 살아남을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 이 땅에서 어느 쪽이건 사잇길이란 살아남을 틈새가 없었다

→ 우리나라에서 어느 쪽이든 가운데란 살아남을 틈이 없었다

《송건호 전집 1》(송건호, 한길사, 2002) 235쪽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 갈 만한 길이 거의 없었다

→ 고를 곳이 얼마 없었다

→ 다른 길을 갈 수 없었다

→ 다른 길을 찾을 수 없었다

→ 딱히 할 만한 것이 없었다

→ 딱히 할 일이 없었다

→ 달리 어찌 못한다

→ 달리 어찌할 길이 없었다

→ 뾰족한 다른 틈이 없었다

《민중의 세계사》(크리스 하먼/천경록 옮김, 책갈피, 2004) 38쪽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 고르고 자시고가 없다

→ 고르고 말고가 없는 일이다

→ 하고 말고 따질 수 없다

→ 어쩔 길이 없는 일이다

《김선우의 사물들》(김선우, 눌와, 2005) 15쪽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 이제 아리송한 곳도 없다

→ 이제 뻔히 알 만하다

→ 이제 잘 알겠다

《해바라기》(시몬 비젠탈/박중서 옮김, 뜨인돌, 2005) 73쪽


개인의 선택이 작용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 누구나 하기 나름이라는

→ 저마다 쓰기 나름이라는

→ 저마다 어떻게 쓰느냐에 다르다는

→ 사람에 따라 크게 다르다는

《식민사학과 한국고대사》(이희진, 소나무, 2008) 12쪽


스스로 자각하고 있다면 개선의 여지는 있을지도 모르겠다

→ 스스로 느낀다면 고칠 틈은 있을지도 모르겠다

→ 스스로 깨닫는다면 나아질지도 모르겠다

→ 스스로 깨우친다면 고칠는지도 모르겠다

→ 스스로 안다면 바로잡을는지도 모르겠다

→ 스스로 찾아낸다면 바뀔는지도 모르겠다

《새벽녘의 거리》(카츠타 분/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11) 45쪽


양가감정 같은 정상적인 감정 반응의 여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 흔히 보이는 엇갈린 두마음이 들어설 틈이 없다

→ 으레 보이는 갈팡질팡 두마음이 있을 자리가 없다

《어머니는 아이를 사랑하고 미워한다》(바바라 아몬드/김진·김윤창 옮김, 간장, 2013) 58쪽


정상인이든 정신병자이든 “당신은 미쳤소. 그러니 당신 이야기도 다 미친 거요.”라고 하면 대화할 여지가 없어진다

→ 안 미쳤든 미쳤든 “그대는 미쳤소. 그러니 그대 이야기도 다 미쳤소.”라고 하면 얘기할 틈이 없다

→ 안 돌았든 돌았든 “너는 미쳤소. 그러니 네 이야기도 다 미쳤소.”라고 하면 말할 사이가 없다

《행복하기를 두려워 말아요》(정은혜, 샨티, 2015) 67쪽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 달리 말할 수 없어 보인다

→ 달리 볼 수 없다

→ 다르게 말할 길이 없다

→ 다르게 볼 구석이 없다

《영국에 영어는 없었다》(김동섭, 책미래, 2016) 137쪽


논쟁의 여지가 없는 학문적 진실이 된 거야

→ 다툴 것이 없이 배움판에서 참이 되었어

→ 따질 것도 없이 배움길에서 참이 되었어

《땅과 바다》(칼 슈미트/김남시 옮김, 꾸리에, 2016) 81쪽


정상참작의 여지가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크게 봐줄 만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크게 살필 만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불꽃 소방대 2》(오쿠보 아츠시/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6) 75쪽


그런 농업 방식 덕분에 세상 사람들이 굶어죽지 않은 거야.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

→ 그런 흙짓기로 온누리 사람들이 굶어죽지 않았어. 어쩔 수 없었지

→ 그렇게 흙을 지어 사람들이 굶어죽지 않았어. 달리 길이 없었지

→ 그렇게 논밭을 지어 사람들이 굶어죽지 않았어. 뾰족한 수가 없었지

《내일》(시릴 디옹·멜라니 로랑/권지현 옮김, 한울림어린이, 2017) 28쪽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잖아

→ 달리 풀 길이 없잖아

→ 달리 읽을 데가 없잖아

《경계의 린네 26》(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8) 135쪽


우연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놓는 셈이다

→ 어쩌다 생길 수 있는 틈을 마련해 놓는 셈이다

→ 문득 생길 수 있는 틈새를 마련해 놓는 셈이다

→ 때때로 생길 수 있는 말미를 마련해 놓는 셈이다

《다이스케, 아스파라거스는 잘 자라요?》(오치 다이스케/노인향 옮김, 자연과생태, 2018) 114쪽


다툼의 여지가 없는 숫자들

→ 다툴 꼬투리가 없는 셈

→ 다툴 짬이 없는 셈

《다시 오지 않는 것들》(최영미, 이미, 2019) 46쪽


최악을 피할 여지는 남아 있다면서

→ 끝에서 벗어날 틈은 남았다면서

→ 벼랑끝을 나올 구석은 있다면서

《미래 세대를 위한 녹색 특강》(박병상, 철수와영희, 2023) 5쪽


만약 최저원고료조차 주고 있지 못하다면, 변명의 여지없이 노동력 착취다

→ 밑글삯조차 주지 못한다면, 그냥 뜯어먹기다

→ 밑삯조차 주지 못한다면, 그저 벗겨먹기다

《하필 책이 좋아서》(정세랑·김동신·신연선, 북노마드, 2024)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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