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29.
《서울에서 도망칠 용기》
조하나, 느린서재, 2023.8.24.
오늘도 여우눈이 오락가락하는 하루. 어제보다는 눈발이 가늘고 볕이 오래 나온다. 느긋이 밥을 차리고 빨래를 한다. 해가 지고 나서 별바라기를 하러 나온다. 한가득 쏟아지는 반짝잔치이다. 설에 마을로 놀러온 분도 별을 보러 나온 듯싶다. 시골에 왔으면 불꽃놀이는 제발 그만두고 별을 보시기를 빈다. 별을 맨눈으로 그득그득 누릴 수 있는 곳이 이제 이 나라에 몇 군데나 있겠는가. 《서울에서 도망칠 용기》를 읽었다. 서울에서 달아날 적에는 ‘꿋꿋(용기)’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나오면 된다. 서울에서 나오는 삶은 ‘달아나기’일 수 없다. ‘살아나기’라고 해야 알맞다. 스스로 사람답게 살려고 서울에서 벗어난다. 서울에 그대로 머물면 ‘사람답지 않느’냐고 따질 만하겠지. 서울이 ‘혼자 우뚝 선 곳’이 아닌 ‘마을’이라면 얼마든지 살아갈 만하다 그러나 오늘날 이 나라에서 ‘서울·서울곁’은 일찌감치 마을이 아니기를 바랐다. 꼭두자리와 벼슬아치는 서울로 몰린다. 조금만 똑똑하면 서울로 보내어 ‘살아남기’로 내몬다. 서울이 1/20로 줄어야 이 나라가 함께 살아숨쉰다. 아니, 서울이 1/100로 줄어야겠지. 팔다리와 눈코귀입이 사라진 채 머리만 남은 뚱뚱보인 서울인걸. 시골에서 사랑으로 살림을 지을 이웃을 기다린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