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27.
《맨해튼의 반딧불이》
손보미 글, 마음산책, 2019.9.30.
오늘도 비가 오려나 하고 하늘을 살피는데 아침부터 해가 환하다. 씻고 빨래를 해서 내놓는다. 낮 세 시 무렵에 빨래를 집안으로 들이는데, 이때부터 눈발이 가볍게 날린다. 그러나 이윽고 해가 다시 환하게 나더니, 저녁 열 시 즈음부터 다시 눈발이 굵다. 어쩌면 밤새 모처럼 눈이 쌓이는 고흥일 수 있겠다. 《맨해튼의 반딧불이》를 읽으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이름있는 젊은글꾼’이라고 하는데, ‘이름’과 ‘글꾼’과 ‘젊음’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아리송하다. 이름이 없어도 되고, 나이가 적거나 많아도 되고, 글밥을 안 먹었어도 되니, 발을 이 땅에 디디고서 손수 살림을 짓는 나날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책을 낼 노릇이라고 본다. ‘미드·영드·일드’를 보건 말건 대수롭지 않은데, 삶과 틀(연속극·드라마)은 다르다. 틀(연속극)을 옮기는 글이 아닌, 삶을 담는 글을 여밀 때에 비로소 글꾼이라고 느낀다. 그렇다면 삶을 글로 어떻게 담는가? 스스로 살림하는 하루를 고스란히 옮기면 된다. 스스로 살림하는 하루를 감추거나 덧입히거나 숨기지 않으면 된다. 스스로 안 하는 삶이 아닌, 스스로 맞아들이고서 살아가는 발걸음과 손길과 몸짓을 그대로 적으면 된다. “그대로 적은 글”이 이러하다면, 서울살이란 틀에 박힌 굴레란 뜻이겠지.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