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침략
최인진 지음 / 아라(도서출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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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5.2.22.

사진책시렁 166


《사진 침략》

 최인진 엮음

 아라

 2015.12.30.



  겉에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5년 우수출판컨텐츠 지원사업 당선작 입니다.” 하고 새긴 《사진 침략》입니다만, 누가 어떻게 무엇으로 쳐들어왔는지 밝히는 줄거리는 따로 없는 채, ‘서양제국주의·일본군국주의’라는 이름만 되풀이하는 얼거리로 끝나는구나 싶습니다. 남이 쓴 글과 엮은이 글을 똑같은 글꼴로 놓기에, 난데없다 싶은 엮음새 탓에 뒤죽박죽이기도 하고, 줄거리하고 안 얽히는 그림을 ‘복사판’으로 그냥 곳곳에 끼워넣지만, 막상 꼭 있어야 할 그림은 하나도 없기 일쑤입니다. ‘사진 침략’을 거의 ‘일본 사진관이 일본스런 틀’로 이 나라에 마구 들어왔다고 밝히는 줄거리인데, 사진 갈래에서도 ‘일제강점기 발자취’를 다뤄야 한다는 이름에 너무 사로잡힌 나머지, 어떤 사진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는 거의 하나도 안 짚다시피 하면서 끝을 맺는군요. 우리나라 헌책집을 조금만 돌아다녀도 ‘일제강점기 사진’을 어렵잖이 만납니다. 엮은이가 여태 모은 그림이 꽤 많은 듯싶은데, 왜 이 책에는 거의 안 싣다시피 할까요? 무엇보다도 ‘사진 침략’이라고 책이름을 붙이려면 지난날뿐 아니라 오늘날까지 ‘일본 사진’이 얼마나 퍼지고 또아리를 틀었는지 밝힐 노릇입니다. 우리는 1945년 뒤에 ‘일본이 남기거나 찍은 사진’을 그냥 아무렇지 않게 오래도록 썼습니다. ‘저들(일본)은 침략자’이기에 ‘저들이 찍은 사진저작권’을 2000년에 이르도록 한 푼조차 치른 적이 없다고 할 만합니다. 오늘날에도 숱한 ‘사진작가’는 ‘일본 사진책과 사진잡지에 나온 스타일’을 슬그머니 가져다가 씁니다. 어제와 오늘을 나란히 살펴서 나무랄 곳을 제대로 나무라야 《사진 침략》에 걸맞는 책일 텐데, 둘 다 허술하면서 책값만 오지게 붙였습니다.


ㅍㄹㄴ


일본 측에서 촬영한 병자수호조약 당시의 사진은 사진첩에 70여 점이 첨부되어 전해지고 있다. 1970년대 초 서울대학교가 서울 종로 동숭동에 있을 때다. 당시 이 대학교의 중앙도서관에는 타이프로 찍은 ‘강화도조약 당시의 사진첩’이란 제목이 붙은 4절 크기의 사진첩이 소장되어 있었다. 사진은 누렇게 빛이 바래 고풍스럽기는 했지만 어느 누구도 1876년 당시에 촬영된 사진이라고 눈여겨본 이는 하나도 없었다. (41쪽)


오늘의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영종도, 강화도 등을 포함하고 있는 인천광역시는 우리 사진사에서 최초로 사진과 접촉되었던 곳일 뿐만 아니라 사진에 찍혀진 가장 오래된 지역도 역시 이곳의 도서지방과 인천 사람들이었다. (237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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