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덕 읽는 “이응모임” 9걸음
― 새롭게 있고, 찬찬히 읽고, 참하게 잇고, 느긋이 익히고
때 : 2025.1.19.토. 20시
곳 : 부산 연산동 〈카프카의 밤〉
님 : 숲노래 × 곳간출판사
곁 : 《이오덕 일기》를 미리읽기, 또는 〈카프카의 밤〉에서 사기
줄거리
가. ‘학교’인가 ‘배움터’인가
ㄱ ‘교도소’로 바뀐 곳
ㄴ 시골도 서울도 없는 곳
ㄷ 참살림 없이 참교육만?
ㄹ 참말을 모르느 거짓말로
ㅁ 말을 짓기에 사투리
나. 놀이터 없는 나라
ㄱ ‘놀이기구’가 없어야 논다
ㄴ ‘애늙은이’와 ‘철바보’
ㄷ 아직 ‘군대’ 같은 나라
ㄹ 반공, 애국, 충성, 효도, 희생
ㅁ ‘일’과 ‘노동’과 ‘근로’
다. 숨막히는 나라
ㄱ ‘서울’도 ‘시골’도 매캐한
ㄴ ‘민주화’ 한복판
ㄷ ‘말’이 없으니 ‘글’도 없는
ㄹ ‘돈자루’를 못 쳐낸 그들
ㅁ ‘박정희’ 다음에도 줄서기
라. 하루쓰기
ㄱ 남이 아닌 나를 본다
ㄴ 나를 보며 너를 본다
ㄷ 나하고 너를 아우르는 우리
ㄹ 사람인 줄 깨닫고 나서
ㅁ 사람 곁에 새와 들숲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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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걸음 : 책을 빼앗겼으나 책을 쓰다 (신경림)
이오덕 님은 ‘글빗(비평·평론)’을 쓰는 길에 “우리나라 어린이문학 발자취”도 추스르려고 부지런히 책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사슬나라 한복판에 모두 빼앗겼고, 빼앗긴 책은 ‘색동회 윤석중 무리’ 가운데 하나인 이재철한테 넘어갔습니다. 빼앗긴 책을 되찾으려고 기나긴 해를 나라하고 싸웠습니다. 김대중 씨는 나라지기로 서면서 책을 돌려주겠노라 다짐했다지만, 막상 나라지기로 선 뒤에는 입을 씻었습니다.
그러면 이오덕 님은 책을 왜 사슬나라한테 빼앗겼을까요? 이오덕 님은 창작과비평서가 ‘창비아동문고’를 내기를 바라며 한참 여러 사람들한테 말을 넣었습니다. 백낙청·염무웅 같은 이들하고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했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이오덕이 한삶을 바쳐 모은 책’을 알았고, 이들은 ‘창비 글바치’하고 만나는 자리에서 ‘이오덕이 건사한 책’을 들려주었다지요. 이때에 신경림 씨는 ‘월북문인 시집’을 꼭 ‘원본’으로 빌려서 읽고 싶어했습니다.
이오덕 님은 서슬퍼런 나라인 줄 뻔히 알기에 섣불리 ‘월북문인 시집’을 둘레에 말할 마음이 없었지만, 이미 창비 사람들이 ‘소문’을 내버렸습니다. 안 빌려주려고 했으나 “읽고서 이튿날 바로 돌려주겠습니다” 하고 절을 하며 다짐을 하기에 어쩔 길 없이 신경림 씨한테 빌려주었는데, 신경림 씨는 이오덕 님한테서 월북문인 시집을 빌린 그날, 이 시집을 바지 뒷주머니에 척 꽂고서 팔자걸음으로 서울 인사동을 누비다가, 천상병 짝꿍인 목순옥 씨가 꾸리는 찻집 〈귀천〉으로 들어서는데, 〈귀천〉에 들어설 적에 뒷주머니에 꽂은 시집을 척 꺼내어 오른손에 높이 들고 팔랑이면서 “어이, 여 봐라. 이게 뭔지 아나?” 하면서 큰소리를 치면서 웃었다지요. 이때에 신경림 씨를 좇던 사복형사가 바로 오른손목을 비틀고 왼손을 붙들면서 “이게 뭔데? 이게 뭐야? 이 새끼야!” 하면서 책을 나꿔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날 신경림을 비롯해 ‘귀천에 있던 모든 문인’이 남영동으로 끌려갔고, 신경림 씨는 “그건 내 책이 아니고 이오덕한테서 빌린 책이오” 하고 털어놓으면서 이오덕 님도 곧바로 남영동으로 끌려갔을 뿐 아니라, 책을 모조리 빼앗겼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