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86 : 훔치는 도적
훔치는 도적이거나
→ 훔치거나
→ 훔치는 놈이거나
훔치다 : 1. 남의 물건을 남몰래 슬쩍 가져다가 자기 것으로 하다 2. [체육] 야구에서, 주자가 수비의 허점을 노려 다음 누를 차지하다
도적(盜賊) :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는 따위의 나쁜 짓. 또는 그런 짓을 하는 사람 = 도둑
한자말 ‘도적’은 “훔치는 놈”을 가리킵니다. “훔치는 도적”이라 하면 뻔히 겹말이지만, 이 말씨가 겹말인 줄 못 느끼는 분이 수두룩합니다. 이 말씨가 겹말인 줄 느끼면 처음부터 “훔치거나”처럼 단출히 씁니다. 또는 “훔치는 놈이거나”나 “훔치는 사람이거나”처럼 쓰지요. 말뜻을 찬찬히 밝히고 드러내는 결을 짚을 적에 말빛이 살아나게 마련입니다. ㅅㄴㄹ
그들은 어둠을 슬쩍 훔치는 도적이거나
→ 그들은 어둠을 슬쩍 훔치거나
→ 그들은 어둠을 슬쩍 훔치는 놈이거나
《그대에게 가는 길》(박정만, 실천문학사, 1988) 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