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1.7.
《여보, 나의 마누라, 나의 애인》
윤이상 글, 남해의봄날, 2019.11.5.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아침볕이 넉넉하고 저녁해가 일찍 넘어가는 나날이다. 파랗게 너른 낮하늘에 짙파랗게 별이 춤추는 밤하늘이다. 나더러 아직도 짧소매에 짧바지냐고, 안 춥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만, 왜 추워야 한다고 여기는지 스스로 물어볼 노릇이다. 날씨는 늘 움직인다. 다 다른 날씨에 맞게 옷살림을 하면 된다. 따뜻하면 가볍게 해바람일 맞이하고, 쌀쌀하면 긴옷으로 두르면 된다. 저녁에는 풀개구리 셋이 빗물받이에 나란히 들어앉아서 물놀이를 한다. 《여보, 나의 마누라, 나의 애인》을 읽었다. 우리말씨는 ‘우리’이다. 너랑 나를 사랑으로 품는 말씨인 ‘우리’이다. ‘나의’는 그냥 일본말씨이다. 더도 덜도 아니다. 사랑하는 사이라면 “우리 사랑”이다. “내 사랑”이라고 할 적에는 ‘나한테 옭매는 굴레’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내 것”이 되라는 뜻에서 쓰는 말씨인 ‘내’인 줄 알아야 한다. 서로 나누면서 함께 걸어가고 같이 일구는 오늘을 노래하자는 뜻이기에 ‘우리’를 쓰는 줄 알아봐야 한다. 우리는 입으로는 우리말을 한다고 하지만, 손으로는 우리글을 쓴다고 하는데, 정작 ‘우리’가 무엇인지부터 모르는 채 너무 내달리지 싶다. 하늘과 나와 바다와 들숲 사이에서 아우르기에 ‘우리’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