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파편 : 상
스도 유미 지음, 조아라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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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7.

만화책시렁 707


《꿈의 파편 상》

 스도 유미

 조아라 옮김

 AKcomics

 2022.2.15.



  순이가 집안일을 잘 하지 않습니다. 돌이가 집안일을 못 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맡아서 하는 집안일입니다. 잘 하고 못 하고 가를 까닭이 없이, 스스로 다르게 손길을 내어 누리고 나누는 집안일입니다. 나라가 서기 앞서는 누구나 함께 집안일을 했습니다. 나라에 우두머리가 서고 벼슬아치가 생기고 감투를 씌우는 무리가 나타나기 앞서는, 순이돌이가 오순도순 살림을 지었습니다. 우두머리·벼슬아치·감투꾼이 수수한 사내를 싸울아비로 데려가서 괴롭힐 즈음부터 집안일을 온통 순이가 맡습니다. 숱한 사내는 싸움터로 끌려가서 그만 죽어버렸거든요. 《꿈의 파편 상》은 일본이 머저리로 굴며 이웃나라를 마구 쳐들어가던 뒤로, 수수하게 나고 자란 아이들 가운데 ‘싸움터에 안 끌려가고 남은 순이’가 어떤 하루를 보내면서 어떻게 굴레를 떨치려 하는 삶이었을는지 조각조각 그리려고 합니다. 굴레가 없는 나라였으면 두 아이는 만날 일이 없었을 만합니다. 살뜰하게 어울리는 아름다운 보금자리를 이루는 터전이라면 두 아이는 그야말로 어울릴 일이 없을 만합니다. 그러나 나라는 엉터리에, 숱한 사내도 철없고, 이런 판에 순이로서 살아남기는 아주 버겁습니다. 버거운 굴레를 어떻게 견디거나 헤치거나 받아들여야 하는 삶일까요?


ㅅㄴㄹ


“키요짱은 집안일을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간단한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 매일 반찬을 만들 수 없으니까 슈퍼에서 반찬을 파는 거고, 청소 빨래 정리정돈을 못 하니까 대행업이 존재하는 거야. 키요짱의 경험과 능력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아주 많아.” (51쪽)


‘메이지 때 태어난 엄마는 당차고 강한 사람이셨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사람들의 눈을 피해 울고 계셨을지도 모른다.’ (79쪽)


‘선생님의 실력을 믿고 이야기한 내 과거는 기대대로 평범한 소설이 되었다.’ (154쪽)


#夢の端 #須藤佑實


+


《꿈의 파편 상》(스도 유미/조아라 옮김, AKcomics, 2022)


내가 격통으로 괴로워하고 있을 때 옆에서 실실 웃고 있었어

→ 내가 가슴앓이를 할 때 옆에서 실실 웃었어

44쪽


청소 빨래 정리정돈을 못 하니까 대행업이 존재하는 거야

→ 치우기 빨래 갈무리를 못 하니까 해주는 곳이 있어

→ 쓸고닦기 빨래 치우기를 못 하니까 맡는 곳이 있어

51쪽


퇴폐적인 게 아니라 지쳐 보이는 거야

→ 나달거리지 않고 지쳐 보여

→ 구지레하지 않고 지쳐 보여

→ 고약하지 않고 지쳐 보여

73쪽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사람들의 눈을 피해 울고 계셨을지도 모른다

→ 그러나 이제 돌아보면 사람들 눈을 벗어나 우셨을지도 모른다

→ 그런데 이제 돌이키면 사람들 없는 데에서 우셨을지도 모른다

79쪽


그 선생 작가로서는 그저 그래. 도락으로 하는 거니까

→ 그분 글쟁이로서는 그저 그래. 심심해서 하니까

→ 그분 글꾼으로서는 그저 그래. 놀이로 하니까

→ 그분 글바치로서는 그저 그래. 재미로 하니까

154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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