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558 : -의 -의 奴隸的 哀愁
사람들의 하나하나의 奴隸的 哀愁들아
→ 사람들 하나하나 끌려가는 눈물꽃아
→ 사람들 하나하나 휘둘리는 눈그늘아
→ 사람들 하나하나 억눌리는 까만꽃아
→ 사람들 하나하나 갇힌 멍울아
《復活》(고은, 민음사, 1975) 123쪽
일본이 우리나라를 집어삼키면서 퍼뜨린 말씨는 1945년에서 서른 해가 지난 1975년에도 걷히지 않았습니다. 또는 걷어내려고 애쓴 글바치가 너무 적거나 없다시피 합니다. 그 뒤로 2000년이나 2020년에는 얼마나 마음을 기울이거나 힘을 쓰는지 곱씹을 노릇입니다. 말끔하게 고쳐쓰면 아주 훌륭할 테지만, 말끔하지 않더라도 우리 나름대로 어린이 곁에서 사근사근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저마다 마음을 널리 드러내고 나란히 나누려고 애쓸 노릇일 텐데 싶습니다. 아직도 끌려가는 눈물꽃이라면, 여태 휘둘리는 그늘이나 그림자라면, 억눌리면서도 억눌리는 줄 모르고 갇힌 글결이라면, 이제라도 하나하나 짚고서 새길을 찾아야겠지요.
노예적(奴隷的) : 노예와 같은 것
애수(哀愁) : 마음을 서글프게 하는 슬픈 시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