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취하다 醉
술에 취하다 → 술에 빠지다 / 거나하다 / 알딸딸하다
뜨거운 열기에 취하다 → 뜨거운 기운에 빠지다
잠에 취하다 → 잠에 빠지다 / 잠들다
꽃향기에 취해 정신이 아찔해졌다 → 꽃내음에 빠져 아찔하다
시에 취하다 → 노래에 젖다 / 노래에 빠지다 / 노래에 잠기다
분위기에 취하다 → 흐름에 젖어들다 / 흐름에 사로잡히다
공상에 취하다 → 꿈에 빠지다 / 꿈에 젖다 / 꿈에 젖어들다
음악에 취하다 → 노래에 빠지다 / 노래에 젖다 / 노래에 젖어들다
승리감에 취하다 → 이겼단 생각에 젖다 / 이겼단 생각에 사로잡히다
모두 그의 말에 취하여 → 모두 그이 말에 사로잡혀
사람에 취하여 정신을 못 차리다 → 사람에 시달려 넋을 못 차리다
‘취하다(醉-)’는 “1. 어떤 기운으로 정신이 흐려지고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게 되다 2. 무엇에 마음이 쏠리어 넋을 빼앗기다 3. 사람이나 물건에 시달려 얼이 빠지다시피 되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흐리다·흐리멍덩·시달리다·빼앗기다·앗기다’라든지 ‘기울다·쏠리다·비칠·비틀·치우치다’로 손볼 만합니다. ‘빠지다·나가떨어지다·넋놓다·떨려나가다’나 ‘사로잡히다·홀리다’로 손보고요. ‘끌리다·끌어당기다·당기다·잡아끌다·잡아당기다’나 ‘젖다·젖어들다·녹다·잠기다·절다’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마음있다·마음에 들다·마음에 맞다·마음에 차다·마음이 가다’로 손보고, ‘거나하다·건하다·곤드레·고주망태’나 ‘말술·불콰하다·해롱대다·헬렐레’로 손봅니다. ‘알딸딸·얼떨떨·얼얼하다·얼큰하다’나 ‘퍼마시다·푸다·풍덩·흠뻑’으로 손보며, ‘술기운·술김·술냄새·술꾼’이나 ‘술에 절다·술고래·술지랄’로 손볼 수 있습니다. ‘휩쓸리다·휘말리다·휘둘리다’로 손보아도 되고요. ㅅㄴㄹ
술에 취한 가운데서도 그 화분을 들고
→ 술에 절어서도 그 꽃그릇을 들고
→ 거나해서도 그 꽃그릇을 들고
《협궤열차》(윤후명, 창, 1994) 93쪽
그대의 냄새에 취하여 비틀거린다
→ 그대 냄새에 빠져 비틀거린다
→ 그대 냄새에 홀려 비틀거린다
《사랑은 늘 혼자 깨어 있게 하고》(한승원, 문학과지성사, 1995) 42쪽
당신과 나를 취하게 하는 우리의 꿈의 고향이 있습니다
→ 그대와 나를 빠뜨리는 우리 꿈인 옛마을이 있습니다
→ 너와와 나를 사로잡는 우리 꿈마을이 있습니다
《이슬 꿰는 빛》(리성비, 연변인민출판사, 1997) 4쪽
농가에서 징수한 술을 마시고 취해 있었다면서요
→ 시골집에서 거둔 술을 마시고 거나했다면서요
→ 논밭집에서 모은 술을 마시고 헬렐레했다면서요
《도쿠가와 이에야스 13》(야마오카 소하치·요코야마 미츠테루/이길진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06) 33쪽
어른들의 밤거리를 닮은 대학 밤거리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것
→ 어른들 밤거리를 닮은 대학 밤거리에서 술에 절어 비틀거리는 짓
→ 어른들 밤거리를 닮은 대학 밤거리에서 거나해서 비틀거리는 짓
→ 어른들 밤거리를 닮은 대학 밤거리에서 알딸딸하여 비틀거리는 짓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김예슬, 느린걸음, 2010) 30쪽
세속의 어지러운 바람에 취했으리
→ 둘레 어지러운 바람에 홀렸으리
→ 어지러운 밖바람에 사로잡혔으리
《사진관집 이층》(신경림, 창비, 2014) 38쪽
4월이면 봄꽃에 취하고 오뉴월이면 새소리 듣는 것이 큰 낙이다
→ 4월이면 봄꽃에 빠지고 오뉴월이면 새소리 들으며 즐겁다
→ 4월이면 봄꽃을 누리고 오뉴월이면 새소리 들으며 기쁘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남한강 편》(유홍준, 창비, 2015) 83쪽
지인들과 술을 마셨는데, 얼큰하게 취하고 나서는 옛 여자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 아는 이하고 술을 마셨는데, 얼큰해지고 나서는 옛 짝꿍 이야기를 꺼냈다
→ 이웃과 술을 마셨는데, 거나해지고 나서는 옛 곁동무 이야기를 꺼냈다
→ 이웃과 술을 마셨는데, 술이 좀 들어가고 나서는 옛 가시내 이야기를 꺼냈다
《언어의 온도》(이기주, 말글터, 2016) 41쪽
풍경에 취해 분주히 사진도 찍지만
→ 들숲에 사로잡혀 바삐 찍지만
→ 꽃풀에 빠져 신나게 찍지만
→ 둘레에 젖어 덤비며 찍지만
《섬마을 산책》(노인향, 자연과생태, 2017) 157쪽
정말로 분위기에 취해 시작했습니다
→ 참으로 흐름에 젖어 일을 했습니다
→ 참말 자리에 이끌려 해보았습니다
→ 그야말로 휩쓸려 처음 했습니다
《앞으로의 책방》(기타다 히로미쓰/문희언 옮김, 여름의숲, 2017) 24쪽
성공에 취해 감각이 둔해지고
→ 잘된다고 사로잡혀 무디고
→ 이뤘다고 여겨 무덤덤하고
→ 좀 된다고 해롱거려 굼뜨고
《자전거 타는 CEO》(킹 리우·여우쯔엔/오승윤 옮김, OCEO, 2017) 134쪽
꽤 많이 취하셨으니까요
→ 꽤 거나하셨으니까요
→ 꽤 알딸딸하셨으니까요
→ 꽤 얼큰하셨으니까요
《사야와 함께 3》(타니카와 후미코/문기업 옮김, AK comics, 2017) 39쪽
멍하니 취한 상태로 보냈죠
→ 멍하니 보냈죠
→ 들뜬 채 보냈죠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시모어 번스타인·앤드루 하비/장호연 옮김, 마음산책, 2017) 18쪽
꽃향기에 취해 잠이 들었나
→ 꽃내음에 빠져 잠이 들었나
→ 꽃내에 잠겨 잠이 들었나
→ 꽃냄새에 홀려 잠이 들었나
→ 꽃내에 풍덩 잠이 들었나
《해자네 점집》(김해자, 걷는사람, 2018) 1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