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12.19.

숨은책 951


《주머니글집 1 동지여 내가 있다》

 전노문협 엮음

 현장문학사

 1989.4.22.첫/1990.2.28.증보판



  일하는 사람은 읽거나 쓸 짬이 드물거나 없곤 합니다. 스스로 맡은 자리에 마음을 기울여야 일을 제대로 하고, 숨을 돌리거나 쉴 짬부터 밭거나 없어요. 일터지기가 짬을 안 내주기에 버겁거나 힘들거나 지치게 마련인데, 오히려 힘겹거나 고단한 때일수록 조금이나마 짬을 스스로 내기에 새롭게 숨을 돌린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힘들기에 힘들다고만 여기면 아무것도 못 하거든요. “아, 오지게 힘드네. 이렇게 힘들어 죽겠으니, 이제는 죽지 않을 빛을 내가 손수 내야겠어. 하루 1분이나 10초라도 한 줄씩 읽고 새겨야지.” 하고 마음을 머금으면, 으레 이 조그마한 글줄과 마음길과 손길에 따라서 우리 삶을 저마다 스스로 바꾸어 갑니다. 《주머니글집 1 동지여 내가 있다》는 뒷주머니나 안주머니에 넣을 만큼 작고 가볍고 값싸게 나온 손바닥책입니다. “노래·놀이집 90년 증보판”이라고 하는데, 한때 이러한 책이 제법 나오다가 이제 더는 안 나옵니다. 1990년 앞뒤 여러 해 사이에는 “땀흘려 일하는 엄마아빠”가 쪽틈을 내어 읽을 작은책이 꽤 나왔으나, 요사이는 아예 없다시피 합니다. 다들 손전화에 눈을 박는 탓도 있다지만, 막상 “작은 일꾼” 곁에 어떤 마음빛을 들려주고 밝혀야 할는지 생각하지 않는 탓이라고 느낍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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