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2.16.
오늘말. 보아주다
우리는 집을 누립니다. 집을 지키기도 하고, 집에서 살림을 짓는 일꾼이기도 합니다. 너도 지기요, 나도 지기입니다. 우리를 낳은 엄마아빠는 서로 지아비에 지어미입니다. 우리가 짝을 맺어 아이를 낳을 무렵이면, 어느새 우리도 지어미에 지아비에 곁님입니다. 오순도순 어울리는 살림꽃입니다. 서로 살림지기이니 함께 돌봄이입니다. 가시버시도 나란히 기둥이고, 아이어른도 언제나 기둥이에요. 때로는 네가 키잡이를 맡고, 때로는 내가 길잡이로 나섭니다. 차분히 보아주면서 하루를 짓습니다. 참하게 봐주면서 오늘을 살아갑니다. 더 잘 해야 하지 않습니다. 더더 뛰어나야 하지 않아요. 그저 사랑으로 살피는 손길이면 넉넉해요. 사랑손이니 빛손이면서 꽃손길이에요. 따로 보태거나 남다르게 해주어야 하지 않아요. 오롯이 사랑인걸요. 유난스럽지 않아도 즐거운 보금자리에 둥지입니다. 힘껏 일하고서 쉬어가요. 애써 일하고서 쉼날을 누립니다. 하나하나 헤아리면서 두런두런 아껴요. 이제는 무엇을 해볼까요? 너도 나도 생각을 밝혀요. 긴긴 나날을 두고두고 지켜보면서, 돌아보면서, 마주보면서, 아름손으로 상냥하게 살펴봅니다. 모든 사람은 꽃입니다.
ㅅㄴㄹ
지기·곁님·곁씨·지아비·지어미·지킴이·지키다·집살림꾼·집길잡이·집안기둥·꽃·살림꽃·살림꾼·살림지기·돌봄이·기둥·키잡이·길잡이 ← 호스트, 호스티스
쉬는날·쉼날·쉬다·쉼·쉬어가다·쉼꽃·쉬움꽃·안 열다·안 짓다·안 하다 ← 공휴일
남다르다·다르다·더·더더·더더욱·더욱·덤·유난·좀더·좋아하다·돌보다·돌봐주다·돌아보다·보다·보살피다·보아주다·봐주다·따로·딴판·또다른·별쭝나다·꽃손·꽃·꽃보기·꽃손길·빛손·빛손길·사랑·살피다·살펴보다·생각하다·헤아리다·아끼다·아름보기·아름손·아름손길 ← 특별취급, 특별대우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