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1.25.
《까망머리 주디》
손연자 글, 푸른책들, 2004.4.20.
해가 나다가도 구름이 짙다. 비가 오려는 구름일까. 오늘 나래터에 들러서 책 한 자락을 띄우고서 저잣마실을 한다. 어린이쉼터에 깃들어 하루글을 쓴다. 어린이쉼터에서 손전화를 시끄럽게 틀면서 낄낄대는 아줌마가 있네. 스스로 뭘 하는지 안 들여다보고 안 배우는 삶이로구나. 집으로 돌아가는 시골버스를 기다리는데, 푸름이 둘이 마치 ‘늙수그레 아재 아지매’처럼 퍼질러 앉아서 손전화를 들여다본다. 늘 보는 ‘어른’하고 똑같이 물드는 아이들인가. 이 아이들을 ‘보고 배울 어진 어른’이 없는가. 밤에 비가 뿌린다. 바람이 싱그럽다. 《까망머리 주디》를 되읽었다. 미국에서 살아가는 까망머리 이야기라고 할 텐데, 처음부터 가르침(주제·교훈)을 밑밥으로 깐 터라, 끝까지 싸우고 부딪히고 울고 헤매야 하는 아이를 그리려고 한다. 바깥맞이(해외입양)는 꼭 슬퍼야 하고 아파야 하고 울부짖어야 할는지 곱씹을 노릇이다. 아이들이 굳이 짝짓기에 온마음을 쏟아야 한다고 여겨도 되는지 돌아볼 일이다. 짝짓기가 아닌 사랑을 들려주는 어린이책이나 어른책을 왜 이렇게 보기 힘들까? 가르치려 하지 않으면서 이 삶을 그저 살림짓기라는 얼거리로 차근차근 들려주는 붓은 왜 이렇게 드물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