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1.15.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통일 이야기》
정주진 글, 철수와영희, 2024.8.30.
구름이 짙게 깔린 하루. 풀벌레가 모두 떠났을까 했더니, 저녁에 풀개구리가 굵게 울고, 풀벌레 여럿이 가늘게 노래한다. 아직 찬겨울이 아니기에 더 버티는 듯하다. 요 며칠 사이에 ‘과정’이라는 한자말 세 가지를 놓고서 뜻과 결을 갈라서 새삼스레 손질했다. ‘화해(和解)·온화(溫和)·조화(調和)’에 깃드는 한자 ‘화(和)’가 어떤 결인지 큰아이한테 들려준다. 구름이 보름달을 가리지만 밤마을이 훤하다.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통일 이야기》를 읽었다. ‘평화통일’ 같은 이름은 훌륭하다만, 이제 아이들한테는 새말을 여미어서 들려줄 노릇이라고 본다. ‘평화’하고 ‘통일’이라는 한자말을 굳이 쓰면서 뜻을 풀이하지 말자. 처음부터 ‘손잡기’하고 ‘어깨동무’라는 우리말로 이 삶이 무엇인지 이야기하자, 이제는 ‘어울리다’하고 ‘아우르다’라는 우리말로 이 살림이 어떠한지 속삭이자. 오늘부터 ‘나란히’하고 ‘고루·두루’라는 우리말로 생각씨앗을 심자. 미워하거나 싫어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면서 자꾸 “쟤는 저렇게 하니 밉고 싫어” 같은 줄거리를 짠다면 아무래도 평화도 통일도 아니라고 느낀다. 누가 싸울거리(전쟁무기)를 만들어서 돈을 버는지 낱낱이 짚자. 싸움 아닌 사랑이 무엇인지 밝히면 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