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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에서 지난 7-11월에 편

노래놀이(시쓰기수업) 꾸러미를

한자리에 조금 모아서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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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4.11.28. 노래하는 너


  바쁘니까 아무 곳에나 쇳덩이를 슥 세우는 숱한 사람들을 본다. 그냥 타고 몰고 세우고 볼일보고 지나가면서 매캐하게 방귀를 남긴다. 그런데 이 별은 돌고돌게 마련이라서, 네가 남긴 매캐방귀는 늘 너희 집으로 돌아간다. 네가 풀꽃을 사랑하면서 속으로 품으니 풀꽃씨가 번지며 너희 집이 푸른꽃밭이다. 네가 맨발로 거닐며 휘파람을 부니 멧새가 곁에 앉아서 귀를 기울이다가 노래를 한다.


  우리는 굳이 새한테 먹이를 안 주어도 된다. 풀꽃이 자라는 들을 가꾸고, 나무가 우거지는 숲을 두면 된다. 새는 저마다 스스로 들숲에서 먹이를 찾는다. 들숲을 밀면서 먹이를 따로 주어도 안 나쁘되, 먼저 우리 스스로 숲집을 일구며 지낼 노릇이다.


  이 하루를 노래하는 네가 노래님이다. 나는 내 노래를 부르면서 너랑 노래동무에 노래지기이다.


  나는 새한테 먹이를 안 준다. 고양이나 개구리나 사마귀한테도 먹이를 안 준다. 그저 우리 집이 천천히 숲집으로 피어나서 이곳부터 고루 파란별로 깨어나기를 바란다. 오늘은 오늘노래를 짓는다. 하루를 곰곰이 새기면서 뚜벅뚜벅 걷고 쉬고 하늘을 본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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