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고무신 27
도래미 글, 이우영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1.22.

만화책시렁 610


《검정고무신 27》

 도래미 글

 이우영 그림

 대원씨아이

 2001.2.20.



  오늘도 꾹꾹 이 땅을 디디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곧 겨울로 접어들 텐데, 바야흐로 밤이면 고요합니다. 서울에서는 요사이에 밤에 거리불을 끄려고 한다지만, 시골에서는 오히려 거리불을 늘릴 뿐 아니라, 까만밤이 무섭다고 여기는 집까지 생깁니다. 모든 숨붙이는 밤을 품고서 태어나게 마련이라, 고요히 어두운 곳에서 아늑하게 쉽니다. 밤빛을 잊고서 제대로 못 쉴 적에는 낮에도 쉽게 지치거나 힘들어요. 《검정고무신 27》을 돌아봅니다. 우리나라도 이웃나라도 하루가 다르게 바뀌면서 지난날을 까맣게 잊습니다. 총칼로 꽁꽁 얼어붙은 이 나라에서는 아이도 어른도 괴로웠는데, ‘괴로운 어른’은 아이들을 패거나 괴롭혔고, 아이들도 저보다 어린 동생을 쉽게 패거나 괴롭힌 굴레를 한참 이었습니다. 《검정고무신》은 지난 우리 삶자국을 차분히 보여줍니다. 고달프던 하루에도 이웃하고 도우면서 아이들을 사랑하려는 마음에, 아이들도 꿋꿋하게 일어서려는 마음을 담아요. 그런데 그림꽃을 맡은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형설아이’가 휘두른 칼(저작권 남용)을 견딜 수 없었습니다. 배고플수록 나누고, 넉넉하기에 나누는 살림과 마음을 등지려 하면 무엇을 얻을까요? 총칼잡이는 언제나 총칼로 쓰러집니다.


ㅅㄴㄹ


“오늘은 벼베기 하러 가는 거 알죠?” “네에. 맨날 벼베기 하러 가요! 히히∼ 우히히∼ 공부 안 하니까 너무너무 좋다아∼” (29쪽)


“복자가요, 참기름 엎질러서 집에 못 들어가고 울고 있어서요.” (123쪽)


“1968년 12월 5일 대통령 박정희 대독…….” 우리 부모님의 학창 시절엔 이런 일도 있었답니다. 여러분은 국민교육헌장이 뭔지 아나요? (172쪽)


+


《검정고무신 27》(도래미·이우영, 대원씨아이, 2001)


가까운 산에 등산 가기로 했거든요

→ 가까운 멧골에 가기로 했거든요

→ 가까이 멧길에 가기로 했거든요

6


우리 집안 장손한테

→ 우리 집안 맏이한테

8


히히∼ 우히히∼ 공부 안 하니까 너무너무 좋다아∼

→ 히히! 우히히 안 배우니까 그야말로 좋다아!

29


백발백중입니다요∼ 엄마!

→ 다 맞습니다요! 엄마!

→ 모두 맞습니다요! 엄마!

61


나의 아우들이 배가 고프단다

→ 우리 아우들이 배가 고프단다

67


지금부터 두발검사를 실시한다

→ 이제부터 머리재기를 한다

→ 이제 머리를 잰다

71


머리에 고속도로까지! 완전히 불량학생이구만!

→ 머리에 지름길까지! 아주 얄개이구만!

→ 머리에 큰길까지! 참 말썽꾼이구만!

76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 깨비가 울 노릇이네

14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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