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0.31.
오늘말. 애꿎다
가지치기를 하면 열매를 잘 맺는다고 하지만, 우리 집은 거꾸로 갑니다. 생뚱맞을 수 있습니다만, 처음부터 가지치기가 있지 않았거든요. 어쩌다가 툭 끊긴 가지가 있는 나무가 더 기운을 내어 새숨을 내놓기는 합니다만, 늘 가지가 치이고 잘리면, 머잖아 모든 기운을 빼앗겨요. 애꿎게 죽습니다. 사람도 매한가지예요. 닦달하고 다그치고 나무랄 적에 다시 힘을 내곤 하지만, 늘 꾸짖고 채찍질에 엄포라면, 머잖아 뒤집히면서 거꿀길을 가게 마련입니다. 사랑이 없이 몰아치면 못난짓입니다. 가볍게 나무란 뒤에는 반드시 포근히 달랠 노릇이고, 닦달을 해야 하던 자리가 지나가면 곧장 다독이면서 북돋아야 합니다. 엉터리 같은 일이 왜 일어나는지 돌아봐야지 싶습니다. 엉뚱하게 앞뒤 안 가리면서 몰아세우는 사람이 우두머리에 서거나 앞장을 선다면 그야말로 바보짓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떤 길을 걷는지 돌아봅니다. 이 나라 벼슬꾼은 젬것이나 못난짓이라고 느껴요. 흙을 모르고 숲을 등지는 채 그저 안 어울리는 서울굴레를 자꾸 내세우는 탓에 우습게 주저앉을 수 있습니다. 틀린 줄 알아보아야 하고, 안 맞는 틀은 바로 버릴 때라야 이 땅이 살아나요.
ㅅㄴㄹ
거꾸로·거꿀이·거꿀길·바꾸다·뒤바뀌다·뒤집다·뒤집히다·뜬금없다·생뚱맞다·엉뚱하다·애꿎다·엉터리·우습다·웃기다·우스꽝스럽다·말 같지 않다·말과 삶이 다르다·말과 삶이 어긋나다·맞지 않다·안 맞다·알맞지 않다·올바르지 않다·앞뒤 바뀌다·앞뒤 없다·앞뒤 안 가리다·안 어울리다·못난꼴·못난짓·바보·바보씨·바보짓·바보꼴·돌머리·젬것·젬치·종잡을 길 없다·틀리다 ← 주객전도
나라·나라땅·나라터·우리나라·이 땅·이 나라·흙·흙땅·흙터 ← 국토(國土)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