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20.
《책의 몸을 즐기는 법》
영영 글, 공공북스, 2021.5.22.
올해 11월 끝자락에 부산에서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을 처음으로 연다고 한다. 꼭 이때에 안 맞추어도 되지만, 부산을 비롯한 온나라 어린씨랑 푸른씨하고 길동무를 할 ‘어린이·청소년 잡지’ 맛보기(창간준비호)를 내자는 뜻을 모아 본다. 아침 열한 시부터 낮 세 시 반까지 신나게 이야기하면서 하나하나 길을 잡고 결을 가다듬는다. 사상나루에서 17시 시외버스를 탄다. 빈자리가 없다. 살짝 눈을 붙이고서 쉰다. 곧 일어나서 하루쓰기를 한다. 한동안 밀린 하루쓰기 열흘치를 훅 몰아서 쓴다. 고흥읍에 닿아서 택시를 탄다. 우리 시골집에 닿으니 밤하늘빛이 어마어마하다. 그저 아름답다. 《책의 몸을 즐기는 법》을 돌아본다. 나는 여태 ‘책몸’을 즐긴 적이 없다. 이제껏 ‘책마음’만 즐겼다. 이따금 헌책집에서 ‘여러 종이로 겉을 싼 책’을 굳이 장만해서 ‘책을 만진 사람들 손길’을 헤아리기는 하되, 꾸밈새나 엮음새나 겉그림이나 판짜임은 아예 안 쳐다본다. 풀꽃나무를 볼 적에도 ‘다 다른 숨결’만 느낄 뿐, 겉모습이나 잎새나 뿌리나 씨앗이나 열매로 ‘갈래짓기’를 하는 일은 덧없다고 본다. ‘책몸’이라면 ‘나무줄기’라고 여기면 될 테지. 나무줄기를 쓰다듬듯 책을 살살 쓰다듬는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