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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선 - 서울국제도서전 2024 한국에서 가장 즐거운 책 선정 ㅣ 그림책향 36
신성남 지음 / 향출판사 / 2023년 7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0.21.
그림책시렁 1483
《여름의 선》
신성남
향출판사
2023.7.20.
한가을로 접어들면 풀벌레소리가 잦아들고 개구리소리도 뜸합니다. 그러나 아직 다 가시지는 않습니다. 곳곳에 몇이 남아서 가늘게 노래를 흩뿌립니다. 첫가을이면 꽤 북적북적 풀노래입니다. 늦여름에는 그야말로 풀노래잔치요, 한여름이란 더없이 풀노래마당이에요. 《여름의 선》은 겉그림부터 숨이 막혔습니다. 서울에서 찜통더위에 시달린 마음을 터뜨리려고 할 뿐이로구나 싶어요. 한여름이란 풀밭에서 푸르게 울려퍼지는 노래로 싱그럽습니다. 첫여름이라면 들숲이 옅풀빛에서 짙풀빛으로 넘어가면서 여름철새가 웅성웅성 왁지지껄 대단히 노래한마당입니다. 오늘날에는 거의 모두 서울에서 살고,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처럼 큰고장에서 산다지만, 바람이(에어컨)에만 기대는 눈으로 붓을 쥔다면, 우리 아이들한테 어떤 여름빛과 여름줄기와 여름하루를 들려주거나 물려줄 만할까요? 서울사람이 가장 많기에 서울스럽게 그림책을 여미어도 안 나쁩니다. 다만 풀잎도 풀벌레도 풀노래도 눈여겨보지 못 한다면, 풀잎빛도 나뭇잎빛도 이슬빛도 여름비가 맺는 숱한 비빛도 알아차리지 못 한다면, 너무 싱겁습니다. 아이 곁에서 붓을 쥐어야지 싶습니다. 아이와 함께 여름과 가을과 겨울과 봄을 노래할 때라야 그림책이라고 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