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8.21.
《우리 역사가 담긴 8가지 우표 이야기》
김재은 글, 설은영 그림, 어린이작가정신, 2011.6.14.
오늘은 비가 안 올 듯싶다만, 구름은 짙고, 곧잘 해가 환하게 난다. 두바퀴를 달린다. 들길을 가르면서 구름바다를 헤아린다. 수박을 장만한다. 등으로 짊어진다. 천천히 돌아온다. 숨을 고르면서 발판을 고른다. 새가 뜸해도 너무 뜸하고, 참새를 보기란 왜 이렇게 어려울까. 《우리 역사가 담긴 8가지 우표 이야기》를 읽었다. 이 같은 어린이책이 2011년이 아닌 2001년이나 1991년에는 나올 수 없던 우리나라이다. 1981년에는 더 어림조차 못 했다. 어린이 살림길이나 눈높이하고 멀던 나라 얼거리이다. 나이에 따라 맡아야 할 짐을 수북히 안기는 나라에서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고단하게 마련이다. 나래꽃(우표) 이야기를 애써 담아낸 책을 읽다가 곰곰이 생각한다. “우리 역사”보다는 “우리 살림”하고 “우리 마을”하고 “우리 숲”을 읽자는 눈길이라면 사뭇 달랐으리라 본다. “나래꽃에 담은 발자취”는 오래도록 “우두머리(대통령) 입맛”에 따라서 흔들렸다. 사람들이 아늑하면서 즐겁게 살아가는 길하고는 등진 채, 한켠으로 내몰며 닦달하는 얼거리를 담았으니, “반공 포스터·산불조심 표어” 같은 틀에 갇혔다고 할까. 나래꽃을 사거나 붙이는 사람이 확 줄면서 이제서야 뒤늦게 바뀌는데, 다 죽어갈 때에라야 바뀐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