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7.31.


《길모퉁이의 짐 할아버지》

 엘리너 파전 글/장숙자 옮김, 유진, 2001.5.1.



수그러드는 한여름 더위일 테지만, 여름은 여름이다. 다만 해가 조금씩 짧다. 오늘은 구름이 새삼스레 걷히면서 잠자리가 하늘을 덮는다. 매미노래가 그득그득 울린다. 빨래를 하고 씻고 또 빨래를 하고 씻는다. 함께 밥을 차리고 누리고 치운다. 줄줄이 흐르는 땀을 씻고 나도 땀이 줄줄이 흐른다. 이러면 또 씻고 빨래를 하고 새로 씻는다. 여름이면 “사람은 땀을 얼마나 흘릴 수 있는가” 하고 돌아본다. 14살 작은아이하고 〈그때 그 사람들〉을 함께 볼 수 있는지 돌아본다. 아직 멀었을 텐데, 혼자 조용히 다시보자니, 총질이 너무 잦다. 드러내려는 뜻보다 볼거리에 기울었다고도 느낀다. 나라도 살림도 사람도 꿈도 마구잡이로 밟던 무리를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어떻게 보여주어야 할까? 《길모퉁이의 짐 할아버지》를 되읽는다. 무척 잘 쓴 이야기인데 진작에 판이 끊겼다. 《작은 책방》은 새로 나왔는데, 엘리너 파전이라는 분이 어린이 곁에서 이야기꽃을 펼친 마음을 헤아리면서 이어읽기로 나아갈 분이 늘기를 빈다. 《말론 할머니》도 《클럼버 강아지》도 《줄넘기 요정》도 반짝반짝 아름답게 펼치는 이야기잔치이다. 어린이를 헤아리는 눈빛이기에 어른으로서 어진 길이란 무엇인지 새삼스레 돌아볼 수 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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