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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멘털 무반응 신조 케이고 단편집
신조 케이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7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9.20.
만화책시렁 676
《센티멘털 무반응》
신조 케이고
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4.7.31.
“그냥 쉰다”나 “그저 쉰다”로 옮길 만한 《ひらやすみ》는 한글판으로는 《매일, 휴일》로 나왔습니다. 이 그림꽃을 선보인 분이 어떻게 붓길을 이을 수 있었나 하고 단출히 들려주는 《센티멘털 무반응》인데, 어쩐지 심심합니다. 《매일, 휴일》은 어린이도 함께 읽을 수 있으나, 《센티멘털 무반응》은 어린이하고 읽기에는 안 어울립니다. 그렇다고 어른스러운 빛이나 길을 밝힌다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어쩌다 붓을 쥐었기에 슥슥 그렸을 수 있고, 어느새 그림꽃길을 걸을는지 모릅니다. 붓질에 지쳐서 그저 드러눕고 싶을 만하고, 처음에 어떤 마음으로 붓을 쥐었는지 곱씹어야 할 수 있어요. 아직 더위가 안 가신 구월 한복판에 벼락비가 옵니다. 한참 비가 없다가 내리는 빗줄기가 반갑습니다. 이 빗줄기는 시골자락을 뿌옇게 뒤덮던 풀죽임물 기운을 싹 씻겠지요. 들과 마을과 숲까지 번지던 풀죽임물은 빗방울에 녹아서 도랑을 거쳐 갯벌로 퍼질 테고, 바다로 훅 스미겠지요. 파란바다를 이루려면 푸른숲이어야 합니다. 들숲이 망가지면 바다도 망가집니다. 우리나라는 들숲에도 바다에도 햇볕판·바람개비(태양광·풍력)를 지나치게 잔뜩 박았습니다. 그러나 들숲바다가 망가져도 무덤덤한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다들 스스로 시시합니다.
ㅅㄴㄹ
‘시시해. 나, 뭐 하고 있는 걸까.’ (22쪽)
“근데 왜 연습했어?” “어?” “응? 뭐라고?” “아니, 그냥 예쁘게 칠하고 싶어서, 였나?” (77쪽)
어색하게 웃는 그녀를 보고, 우리도 지구에 왔을 때 웃는 게 힘들었던 게 떠올랐다. (164쪽)
#ひらやすみ #センチメンタル無反応 #真造圭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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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멘털 무반응》(신조 케이고/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4)
일진의 장난감을 부수고 말았다
→ 망나니 장난감을 부수고 말았다
→ 야살이 장난감을 부수고 말았다
→ 주먹떼 장난감을 부수고 말았다
12쪽
전에 괴롭힘 당한 애는 지금 이미 등교 거부 중인데
→ 예전에 괴롭던 애는 이미 숨은살이인데
→ 예전에 괴롭던 애는 이미 집콕인데
13쪽
그런 기분에 괜스레 신이 났다
→ 그런 마음에 그냥 신이 났다
→ 그러다가 문득 신이 났다
16쪽
시시해. 나, 뭐 하고 있는 걸까
→ 시시해. 나, 뭐 하는 셈일까
→ 시시해. 나, 뭐 하는 놈일까
→ 시시해. 나, 뭐 하는 하루일까
22쪽
“이런 축하할 날에 미치코네 집에 인사하러 갈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열혈남아네.”
→ “이런 기쁜 날에 미치코네 집에 절하러 갈 수 있다니 자랑스럽다!” “뜨겁네.”
→ “이런 꽃보라날에 미치코네 집에 여쭈러 갈 수 있다니 자랑스럽다!” “불꽃사내네.”
81쪽
이 집안의 가장일세
→ 이 집안 기둥일세
→ 이 집안 들보일세
86쪽
대선생님 이야기를 잘 들어두는 게 좋을걸
→ 큰어른 이야기를 잘 들어두어야 할걸
143쪽
그쪽도 지방에서 올라왔군요
→ 그쪽도 시골에서 왔군요
155쪽
어색하게 웃는 그녀를 보고, 우리도 지구에 왔을 때 웃는 게 힘들었던 게 떠올랐다→ 어설피 웃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푸른별에 와서 웃기가 힘들던 일이 떠올랐다
16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