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7.28.
《만들어진 현실》
박상훈 글, 후마니타스, 2009.8.28.
사흘 잇달아 ‘우리말로 노래밭’을 이끈다. 차츰 구름이 줄어든다. 오늘은 소나기가 없이 볕그늘이 갈마든다. 여름다운 뭉게구름이 곳곳에서 오른다. 뜨겁게 내리쬐는 볕이 우리를 골고루 살릴 테지. 한때 고흥군은 “지붕없는 미술관”이라는 허울을 내세웠으나, 곰곰이 보면 “지붕없는 삽질판”이었다. 씽씽 내달리는 부릉길을 늘릴수록 이 고장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날 뿐인 줄 알아차리지 않으려는 벼슬아치가 넘친다. 고흥하고 광주를 빠른길로 잇는 삽질을 벌인다면, 이제는 순천뿐 아니라 광주로까지 더 빠져나간다는 뜻이다. 빠른길이란, 스스로 보금자리를 잊고서 이웃도 등지려는 죽음수렁이다. 큰돈이란, 스스로 집을 버리고서 동무도 등돌리려는 바보굴레이다. 《만들어진 현실》을 뒤늦게 읽었다. 2009년에 이런 목소리를 내놓은 글님이 있구나. 그러면 2024년 글바치는 무슨 목소리를 내놓는가? 이놈은 전라도를 등에 업고서 삽질을 하고, 저놈은 경상도를 등에 지고서 삽질을 하는데, 그놈은 진보라는 이름을 손에 쥐고서 삽질을 한다. 왜 다들 삽질을 하는가 하고 뜯어보면, ‘작은집’에도 ‘시골집’에도 안 살더라. 두다리로 걷는 벼슬꾼이 있는가? 두바퀴로 마을길을 달리는 벼슬꾼이 있나? 벼슬을 확 없애야 나라도 고을도 산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