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7.26.


《이거 그리고 죽어 2》

 토요다 미노루 글·그림/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4.5.31.



어젯밤 넷이서 〈효자동 이발사〉를 드디어 함께 보았다. 두 아이가 한 해씩 천천히 자라나는 길에 맞게 나란히 누리는 글과 그림과 이야기가 늘어난다. 오늘은 옛 고옥분교(덤벙마을)에 가서 ‘우리말로 노래밭’을 편다. 소나기가 왔다가 그치면서 해가 나는 하루는 어마어마한 그림판이다. 집으로 돌아와서 뒤꼍 풀을 벤다. 풀이야 석석 베면 된다. 풀을 안다면 풀씨가 날려서 퍼지지 않는 줄 읽는다. 우리 옷이나 몸에 붙어서 퍼지고, 새가 똥을 누면서 퍼지고, 개미가 실어날라서 퍼진다. 풀을 미워하는 마음에는 푸른꿈이 안 자란다. 오늘날 시골은 풀을 매우 미워하고, 오늘날 서울은 풀을 아예 등지니, 이래저래 이 나라는 푸른꿈도 푸른사랑도 푸른길도 없는 막장이라고 느낀다. 《이거 그리고 죽어 2》을 읽는다. 어린이하고 함께 읽을 아름다운 그림꽃이다. 우리나라에는 어린이한테 선뜻 보여줄 ‘웹툰’도 ‘만화’도 그야말로 드물거나 없다고 느낀다. 이렇게 마음과 삶으로 스며서 손끝과 눈빛으로 밝히는 줄거리를 짤 적에 비로소 ‘그림꽃(만화)’이다. 경기도 부천에 ‘만화 거시기’라고 이름을 붙인 곳이 있는 줄 안다만, ‘우리그림꽃’으로 뭐가 새로 태어나도록 무슨 뒷배를 하는지 도무지 모를 노릇이다.


#これ描いて死ね #とよ田みのる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