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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남매 1 ㅣ 흔한남매 1
흔한남매 원작, 백난도 글, 유난희 그림,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9년 6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9.19.
만화책시렁 677
《흔한 남매 1》
백난도 글
유난희 그림
아이세움
2019.6.20.
큰고장 사는 조카가 《흔한 남매》를 재미있다면서 보기에 흘깃한 적이 있습니다. 그날 뒤로 곰곰이 읽어 보는데, 웃기려고 쥐어짜는 그림과 줄거리로 가득한 이 꾸러미가 어린이한테 재미있다면, 또 많이 팔린다면, 이 나라 앞날은 까마득한 셈인가 하고 돌아봅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길창덕·신문수’ 같은 분들이 ‘명랑만화’라는 일본스런 이름으로 이미 “쥐어짜는 억지웃음 + 반공 + 충효 + 애국”으로 뒤범벅을 한 꾸러미를 한가득 베풀었어요. 엉성한 명랑만화를 보고 자랐어도 모든 어린이가 넋을 잃지는 않습니다만, 적잖은 어린이는 넋을 잃거나 빼앗깁니다. 《흔한 남매》를 보고 자라는 어린이 모두가 넋을 잃지는 않을 테지만, 적잖이 넋을 잃거나 빼앗길 테지요. “싸우면서 마음이 맞는다”는 옛말처럼, 오히려 싸우고 괴롭히면서 서로 ‘좋아하’기도 합니다. 다만, 싸우고 괴롭히는 사이는 ‘사랑’으로 나아가지 않아요. ‘좁게 보는 마음’인 ‘좋다’에서 맴돕니다. 《흔한 남매》는 ‘좋고 싫음’을 뚜렷이 드러내는 두 아이가 치고박는 줄거리로 한참 잇습니다. 마음에 들기에 마냥 좋고, 마음에 안 들기에 다 싫은 두 아이입니다. 스스로 짓거나 가꾸는 삶이란 없이, ‘이미 엄마아빠가 다 차려놓은 틀’에서 쳇바퀴입니다.
ㅅㄴㄹ
“이 징그러운 뱀 장난감 보이시죠? 제가 이 뱀으로 …….” (8쪽)
“오빠∼. 뭐 해?” “유튜브 보는데 왜?” “내가 선물을 준비했거든.” (9쪽)
“꺄아악! 누가 똥 싸고 물 안 내렸어! 아, 진짜!” “서프라이즈∼! 널 위한 내 선물이야.” (11쪽)
‘에이미가 똥을 누는데 휴지가 없다? 세상에 이게 얼마 만에 찾아온 기회인가? ㅅ그때의 그 지옥, 복수해 주지. 에이미!’ (7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