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9.18.

오늘말. 나래길


새를 살펴보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듭니다. 예전에는 누구나 새를 마주하면서 마음을 달래고 하루를 북돋았다면, 요사이는 따로 새바라기를 챙기지 않고서는 새를 볼 일이 없다고 여깁니다. 나비랑 벌을 눈여겨보는 사람이 갈수록 사라집니다. 지난날에는 언제나 나비하고 벌을 헤아리면서 논밭일을 돌보고 하루를 살찌웠다면, 이제는 구태여 벌나비를 가까이하려고 하지 않아요. 날개를 펼치는 길을 보거나 느끼지 않는 자리에는 나래길도 날길도 없다고 느껴요. 크고작은 새와 벌과 나비가 어떻게 날면서 살림을 아름빛으로 짓는지 느끼지 않을 적에는, 우리 손길도 빛을 잃는구나 싶습니다. 누구를 이웃으로 두느냐에 따라서 보금자리가 달라요. 어떤 속내로 둘레를 보느냐에 따라 스스로 아름빛으로 피어나기도 하지만, 아름꽃을 잊기도 합니다. 손은 속으로 쥐면서 부드럽고 포근하게 달래는 곳입니다. 손짓은 소근소근 속삭이듯 다가서면서 추스르기도 하고 추키기도 하는 자리입니다. 손수 다스리면서 손꼽는 길은 어디인가요? 큰길과 좋은길이 아니어도, 들길과 바람길과 빗길을 마주할 수 있을까요? 삶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곳에 꽃 한 송이를 놓습니다.


ㅅㄴㄹ


날다·날아가다·날리다·멀다·멀리·나는길·날길·나래길·날개길 ← 비거리(飛距離)


손놀림·손짓·손길·손빛·손 ← 팬터마임(pantomime), 판토마임


가운데·한가운데·복판·한복판·고운꽃·고운빛·고운별·꽃·꽃되다·꽃이 되다·아름꽃·아름별·아름빛·아름꽃빛·아름빛꽃·아름이·아름사람·아름순이·아름돌이·앞장서다·손꼽다·좋다·커다랗다·크다 ← 중심인물


받고 싶다·얻고 싶다·마음·속내·꿈·갚다·북돋우다·살리다·살찌우다·다독이다·달래다·추스르다·추키다 ← 보상심리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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